한국전기초자 서두칠사장 등 경영진 4명 전격 사퇴

 

 한국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아온 한국전기초자의 서두칠 사장(62)이 9일자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아사히글라스가 한국전기초자의 경영권을 행사하게 돼 한국전기초자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서두칠 사장은 그동안 최대주주인 일본 아사히글라스측과 한국내 독자 경영권 확보 문제로 이견을 보여왔는데 최근 시장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이같은 갈등이 증폭돼 이번에 전격 사퇴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두칠 사장은 97년 12월부터 퇴출 1호기업이었던 한국전기초자의 경영을 맡은 지 불과 3년 만에 지난해 매출 7104억원, 당기순익 1717억원 등 알짜기업으로 키워왔지만 최대주주인 아사히글라스측과 경영권 분쟁으로 1년 6개월 만에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또한 서 사장 외에도 관리담당 최영호 상무 등 주요 한국측 경영진 3명도 동반 사퇴함으로써 한국전기초자의 경영공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과 한국측 임원들이 물러남으로써 한국전기초자의 영업은 아사히글라스의 영업전략에 따라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여 생산기지로 전락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구나 독자경영을 고집해온 서 사장이 경영권분쟁으로 물러나게 돼 한국전기초자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오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전기초자는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고 있으나 경영공백을 줄이기 위해 당분간 고시다 도쿠노스케 아사히글라스 회장이 임시적으로 경영을 맡게 되면서 후임사장을 신속하게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벌브를 생산해온 한국전기초자는 대우그룹의 계열사로 대우그룹 부도 이후 외자매각을 추진해오다 99년 11월 아사히글라스에 지분 50.3%를 넘기면서 대우그룹의 계열사에서 분리된 대표적인 외자유치기업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