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 퓨처스 소속의 피파 프로게이머인 이형주(16)는 광신정보산업고 1학년에 재학중인 우리나라 최연소 프로게이머다. 최연소라고 하지만 중학교 3학년인 지난해 프로게임리그의 출범과 함께 KTB 퓨처스에서 활동한 원년맴버, 프로게이머 1세대다. 또 이형주는 어린 나이에도 팀내 김동우 선수와 함께 지난해부터 KTB 퓨처스를 지켜온 터줏대감이기도 하다.
이형주의 가장 큰 장점은 기복없는 플레이다.
2000 KIGL 춘계리그 정규리그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프로무대에 신고한 이형주는 추계리그 정규시즌 및 결선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거둬왔다.
나이는 최연소지만 경기에서 만큼은 그 누구보다 침착한 이형주는 경기중 가장 인상의 변화가 없는 선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역전의 맹장’으로 통하는 이형주의 또 다른 특징은 경기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다. 피파시리즈는 한번 점수를 내주기 시작하면 다시 만회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하지만 이형주 선수는 예리한 눈매를 잃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일격을 가해 번번히 역전에 성공해 모든 선수들의 경계대상 1호로 꼽히고 있다.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이지훈의 지난해 유일한 2패가 모두 이형주에게 당한 패배였다는 점도 이형주의 이런 장점을 반영해주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이형주는 아버지가 경영하는 PC방에서 피파시리즈와 인연을 맺었다. 특히 PC방을 경영하는 아버지는 이형주가 프로게이머가 되는 것을 적극 지지해줬기 때문에 이형주는 든든한 배경 속에 돈걱정없이 실력을 연마할 수 있었다.
중학교 2학년때인 지난 99년 첫 전국대회에 우승한 이형주는 청강배 배틀탑 게임피아드에서 우승하며 청강대 특례입학 자격까지 부여받았다.
또 어린 나이에 사회적으로 유명해진 이형주는 학교에서 친구들의 동경의 대상이 됐으며 선생님들에게도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된 이형주에게는 고민도 뒤따랐다.
또래 친구들과 교복을 입고 어울리고 싶을 때도 많다. 그리고 얼마전 고등학교 시절 단한번 주어지는 수학여행 기간이 삼성디지털배 KIGL 2001 개막식과 겹쳐 설악산에서 단 하루도 있지 못한 채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이형주 선수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프로게이머에 대한 꿈을 마음껏 펼치는 것이 지금으로선 더욱 중요하다”며 “게이머 경력을 바탕으로 웹마스터가 되는 것이 장래 희망”이라고 한다.
16세 한국 최연소 프로게이머 이형주의 당찬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일지 모른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