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분야인 DVD산업이 황금 텃밭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선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가장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낮은 하드웨어 보급률.
타이틀과 하드웨어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로 DVD플레이어와 DVD롬 드라이브의 시장규모는 곧 타이틀 시장규모와 정비례한다.
이 때문에 하드웨어 보급은 타이틀 시장 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최근 DVD플레이어 보급이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어 DVD업체의 기대는 자못 크다.
올 상반기 9만대가 팔림으로써 지난해 총 판매대수인 8만대를 이미 넘어섰으며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작년대비 300% 이상 성장한 25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와는 별도로 PC에 기본으로 장착되는 DVD롬 드라이브도 수만대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DVD가 대량 생산을 통한 대중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선 이같은 수치가 100만대 정도에는 이르러야 한다는 게 관련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아직까지 국내 하드웨어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DVD 가격도 문제다.
2만원에서 3만원을 호가하는 현행 가격으로는 DVD의 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영화의 경우 1000∼2000원의 대여료만 부담하면 비디오 감상이 가능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10배가 훨씬 넘는 가격으로 DVD를 구매해달라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DVD수요가 일반 마니아 중심으로 편중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페트럼디브이디의 박영삼 사장은 “DVD 대중화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작품가격이 현행 비디오CD 가격 수준인 1만원 정도로 낮아져야 할 것”이라며 “이같은 제품가격 인하는 대량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판권가격 상승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DVD 시장 팽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영상업체는 물론 일반 기업체까지 판권확보에 가세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판권가격이 치솟고 있다. 시장이 채 개화하기도 전에 업계의 고정비용이 급상승, 어깨를 짓누르는 형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문제는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외 필름시장에서 국내 업체간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해외 판권 공급사업자들이 유독 국내 구매자에게만 비싼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덤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체 시장규모에 비해 사업자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과당경쟁과 덤핑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실례로 지난 90년 중반부터 업체간 경쟁이 과열된 비디오CD는 2000∼3000원대의 초저가 덤핑 작품이 만연, 현재 시장이 붕괴 일보 직전에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다양한 소비자 계층을 위한 마케팅력 부재와 영화 일변도의 콘텐츠 양산도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