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경북대 센서기술연구소 최시영 소장(오른쪽 첫번째)이 연구원들과 센서기술 개발장비를 활용해 실험을 하고 있다.`
센서기술은 측정대상물로부터 물리량을 검출하고 이를 전기적인 신호로 변환해 디스플레이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하면 각종 기계장치에 감각기능을 부여하는 기술을 말한다. 센서기술은 특히 계측기술뿐만 아니라 재료, 가공기술, 반도체기술, 광기술, 정보처리기술 등 다양한 첨단기술을 복합적으로 응용하는 것이어서 지식융합을 필요로 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경북대 센서기술연구소(소장 최시영)는 차세대 지식집약형 첨단기술인 센서기
술을 연구하고 사업화하기 위해 지난 90년에 개설된 국내 유일의 전문연구소다. 한국과학재단의 우수연구센터로 지정돼 지난 98년까지 정부지원을 받은 센서기술연구소는 공학연구센터(ERC)로 지난 11년동안 국내 10개 대학, 8개 센서분과에서 31명의 교수들이 각종 연구과제 수행, 기술개발, 인력양성에 매진해왔다. 지난 95년에는 프랑스 LCIA에 센서기술연구소 현지센터를 설립, 운영해오고 있다.
이 연구소가 현재 운용하는 장비는 이온주입시스템과 박막형성시스템, 집적회로제조장비, 마스크제조장비 등으로 20여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장비를 기반으로 수행한 일반 연구과제와 국제공동과제, 산학협동과제는 지난 90년 이후 총 512건에 이르고 연구논문도 SCI논문 110편, 국내외 학술발표 258편에 국내외 특허는 모두 152건에 달한다.
또 연구성과를 기업체에 이전해 실제 상품으로 출시된 것도 47건이나 된다. 이 가운데 LG하니웰과 공동개발한 ‘하이 센트럴 지능형 빌딩자동제어시스템’은 R52장영실상을 받았으며 지난 97년에 개발해 상품으로 출시한 ‘가스탑용 압력센서’는 스위스 국제발명전시회에 출품,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구소 센서기술을 이용한 창업지원을 통해 현재 맨텍(압력센서), 뉴마이크로텍(반도체검사장비), 라즈(첨단 X선 촬영장치), 대경엔지니어링(탈피통전기) 등 4개 업체가 활발한 개발활동을 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지난 90년부터 9년동안 정부 재정지원을 통해 국내 센서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왔다. 특히 산업화를 위한 센서기술 연구에 주력함으로써 기업체 수요에 맞는 기술을 우선 개발한다는 전략을 추진목표로 세웠다. 이에따라 카스(전자저울, 로드셀), 우진산전(종합가스안전관리시스템), 동광센서공업(온도센서), 대원전자(초음파탐촉자), LG전자, 국방과학연구소, 보국전기공업, 한국가스공사 등 지금까지 68개 기업과 산학협력관계를 맺고 다양한 공동연구를 수행, 센서 관련 산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특히 연구활동과 더불어 연구소의 가장 큰 성과는 2년마다 열리는 전세계 센서 분야 최고의 학술대회인 ‘트랜스듀서’를 우리나라에 유치한 점이다. 오는 2005년 서울에서 열리는 ‘고체 센서 및 액추에이터 국제 트랜스듀서 대회’에는 센서 분야 세계 석학 1500여명이 참석, 4일동안 600여편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센서기술연구소는 현재 생체신호측정, 센서신호처리 등 감성공학과 대형 구조물 안전진단용 센서시스템, 공기오염도 측정 및 경보시스템, 혈액분석시스템, 첨단반도체 가속도센서 등 첨단센서 연구과제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센서 등 중소반도체장비업체를 지원할 수 있는 산업용 센서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정부의 연구비 지원중단 이후 자립기반을 갖추기 위해 위탁연구개발사업을 확대하고 특허 출원을 통한 지적재산권 관련 수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위탁연구개발사업으로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15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했고, 현재는 맨텍(고청정용 압력센서)과 티비케이전자(정류형 다이오드), 한국전자통신연구원(LCD용 블루소자), 매트릭스(PH 측정 센서장비) 등 6건의 신규 위탁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최시영 소장은 “아직 산업화되지 않은 센서기술을 산업체에 이전, 제품화할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하고, “그러나 센서기술연구소가 세계적인 연구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