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구매전략에는 세가지가 빠져있다.’
구매분야 전문 컨설팅업체인 엠로(대표 고동휘 http://www.emro.co.kr)는 10일 오프라인 기업들의 구매 전략을 분석한 결과 △총체적이지 못한 점 △핵심과 비핵심 역량을 구분하지 않는 점 △CEO나 실무 담당자의 효율적인 구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점 등 세가지를 전략적 구매의 저해요소로 밝혔다.
전략적 구매는 기존 구매를 선진 구매 형태로 전환하기 위한 총체적인 전략과 현업 수준에서의 자재 특성에 근거한 수행방안을 수립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업이 이를 ‘전자구매시스템 구축’ 혹은 ‘인터넷 구매’ 등으로 오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엠로는 지적했다.
전략적 구매를 위해서는 우선 전체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등을 포함한 전사차원의 총체적인 전략이 갖춰져야 한다. 대부분 기업이 원가 절감액수를 목표로 정하고 부서별로 일정정도를 분담하는 단편적인 구매전략이 현재 수준. 가령 2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10개의 부서에서 각각 무조건 20억원씩 절감하려는 것이 현실이다.
두번째로 핵심역량은 강화하고 비핵심역량은 과감하게 아웃소싱해야 한다. 국내 기업의 특징은 모든 것을 혼자서 하려고 하는 점, 비효율성이 여기서부터 나온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제지업계를 예로 들면 전체 구매물량 중 볼트 등 기업소모성자재(MRO)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아야 20%. 그러나 나머지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펄프 등의 원부자재를 구매하는 인원보다 MRO 구매 담당 인력이 많다. 단순히 구매 빈도수로 볼 때 MRO가 높아 관리인력을 더 두고 있지만 1건당 원가를 줄일 수 있는 효율성으로 볼 때는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원부자재에 좀더 치중하고 MRO는 아웃소싱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얘기다.
셋째, CEO와 실무담당자들의 확고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CEO는 구매패턴의 변화에 따른 직원들의 불만을 설득시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실무담당자 역시 온라인화, 아웃소싱 등이 단순히 인력을 줄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저부가가치 업무를 덜어주고 고부가가치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