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실리카 대신 폴리머를 이용해 테라급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광라우터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오길록, http://www.etri.re.kr) 폴리머광소자팀(팀장 이명현 박사)은 민군겸용기술사업인 WDM(Wavelength Division Multiplex) 광통신용 폴리머 광소자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초고속·대용량의 정보 전송 및 교환이 가능한 차세대 ‘폴리머 16X16 AWG(Arrayed Waveguide Grating) 라우터(광라우터)’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광라우터는 광통신의 핵심기능인 광다중화(multiplex)·광역다중화(demultiplex) 및 광스위칭의 기능을 단위 소자로 구현할 수 있는 직접화된 광소자 기술로, 광전송과 광교환기에 두루 사용된다.
이번에 개발된 광라우터는 입력부와 출력부에 각각 16가닥의 광섬유와 실리카 대신 100여개의 폴리머 평면 광도파로(光道破路)로 구성돼 있으며 고밀도파장분할다중 방식의 광통신에서 채널당 16개의 다른 파장의 빛을 종합해 전송하거나 분리 처리할 수 있다.
또 주기적으로 채널간 광스위칭을 수행할 수 있어 초고속 광통신 시스템에 활용할 경우 테라(T)bps급 정보처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ETRI 측은 밝혔다.
이에 따라 차세대 광교환 시스템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며 차세대 광인터넷 등을 위한 광통신망의 핵심기술로 부각될 전망이다.
현재 NEL·SDL·PIRI·라이트웨이브마이크로시스템스(Lightwave Microsystems) 등 외국 업체들이 실리카 재료를 이용한 AWG 파장다중·역다중화기를 선보이고 있으나 AWG 라우터 분야는 기술 노출을 꺼려 AT&T·NTT 등 특정 통신업체에만 주문제작 형태로 공급해왔다.
ETRI는 이번 폴리머 광라우터 개발에 따라 올해 약 80억달러에서 2006년 244억달러로 연 2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테라비트 광통신소자 시장은 물론 2006년께 상용화될 차세대 광교환기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현 팀장은 “폴리머 라우터 기술은 광통신 부품산업과 초고속·대용량 광통신망 분야 전반에 기술적 파급 효과가 큰 만큼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폴리머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자 제작 비용이 저렴하고 제작 공정이 상대적으로 간단,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