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와 야후가 당초 예상보다는 괜찮은 실적을 알리며 국내 증시도 오랜만에 함박꽃을 피웠다.
12일 거래소시장은 6.30포인트(1.14%) 오른 559.95로 마감, 해외에서 날아온 희소식으로 6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시장도 4.09포인트(6.01%) 상승한 72.16으로 장을 마쳐 70선이 붕괴된 지 하루만에 70선을 회복했다. 특히 코스닥벤처지수는 7.73%나 폭등했다.
모토로라에 영향을 받은 반도체 관련주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각각 4.14%, 3.69% 상승하며 모처럼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시장 관련주들도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토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고 원익·실리콘테크·STS반도체통신도 일제히 급등하는 등 모처럼만에 주가 상승을 맛보았다.
인터넷관련주도 야후의 실적발표에 영향을 받아 새롬기술·다음커뮤니케이션·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3인방’이 일제히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네오위즈·옥션 등 관련주들도 10% 내외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의 주가강세를 추세적인 상승으로 풀이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현지시각 11일 장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야후와 모토로라를 시작으로 미국은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에 들어가며 당분간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국내 증시도 ‘일희일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따라서 이날의 국내 증시 상승세는 그간의 낙폭과대와 일부기업의 실적 발표에 따른 심리적 효과가 맞물린 결과로, 일시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야후와 모토로라의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는 양호한 수준으로 발표됐지만 모토로라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예상치인 12센트 적자와 비슷한 11센트 적자며 야후의 EPS도 예상치인 0보다 1센트 많은 수준이어서 이들의 성적표에 ‘실적호전’이라는 평가를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만 실적악화 전망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부분이 많고 예상치에 비해 추가적으로 크게 악화된 실적만 나오지 않는다면 실적 공개시점에서는 더 이상 주가에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은 늘어나고 있다.
김현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국내 증시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따라 연동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어 낮춰진 예상 실적치만 충족한다면 더 이상 주가에 큰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