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 권영호 상무
e비즈니스가 창출하는 시장을 크게 서비스와 솔루션으로 구분할 때 우선 서비스 분야가 주목의 대상이다. 여타 정보기술(IT) 분야와 달리 e비즈니스가 창출해낸 새로운 서비스영역은 그 태생부터가 오래지 않은데다 지난 수년간 급속 신장을 거듭하면서 최근 들어서는 낙관론과 회의론에 동시에 휩싸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역시 관심분야는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시장이다. 지난해 이후 국내에는 수많은 업종과 소모성자재(MRO) 시장에서 e마켓들이 출현, 초기 수익기반 확보에 애로를 겪어왔다. 그러나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상당수 국내 e마켓 운영업체들은 일단 시장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볼때 업종별·품목별 대표적 e마켓들은 작년 하반기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출범 당시 제한적이었던 거래모델도 대폭 다양화해 수익창출 가능성을 넓혀줬다.
업종별로는 특히 화학업종에서 주요 6개 e마켓의 총 거래액이 상반기 2000억원을 상회한 가운데 내수 대비 해외시장 비율도 1대3 정도로 나타나 향후 성장 잠재력이 가장 주목받는 업종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켐크로스·켐라운드 등 대기업이 주주사로 참여한 e마켓의 시장 독식이 눈에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같은 양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5월 산자부의 ‘전자무역 종합육성 시책’에 힘입어 무역 관련 e마켓들의 약진도 뚜렷하다. 유휴자산재고의 국제간 교역 전문업체인 서플러스글로벌은 지난달 손익분기점인 월매출 12억원을 기록했고, EC21은 지난 상반기 미국계 전자무역 전문업체인 MWT와 공동으로 ‘미트코리아’를 개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차별화된 회원 서비스를 전개한다. 가장 많은 수의 e마켓이 등장한 MRO 시장에서는 역시 오프라인 기업들의 구매력 여부가 핵심적인 변수였다. 상반기 오프라인 기업들이 7대 주요 MRO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거래한 금액은 약 1572억원 수준. 하반기에는 이들 7대 MRO 사이트를 통한 거래액이 최고 3배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처럼 업종별 주요 e마켓들이 시장 견인에 나서면서 하반기에는 대체로 2배 이상 실적을 예상, 군소 e마켓과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인다.
기업정보포털(EIP)·공급망관리(SCM)·전사적자원관리(ERP)·고객관계관리(CRM)·지식관리(KM)·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등 e비즈니스 솔루션 시장은 하반기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단순 기업정보화의 개념을 넘어선 이들 솔루션은 보다 확대된 e비즈니스 투자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여 최근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상당수 오프라인 기업들을 위축시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EIP는 e마켓과의 연동 △SCM과 CRM·e프로큐어먼트의 결합 △EAI 솔루션과 메시징 통합 등 솔루션별 이슈를 중심으로 시장확대가 시도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