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PC제조업체에 대한 웹브라우저(익스플로러) 끼워팔기를 포기했다.
12일 월스트리트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PC제조업체와 맺은 라이선스 조건을 변경, 웹브라우저 독점권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IBM, 컴팩, 델, HP 등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자사 PC에 윈도를 OS로 사용하더라도 MS의 웹브라우저를 채택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MS의 경쟁업체인 리얼네트웍스나 AOL타임워너의 웹브라우저 사용도 가능하게 됐다.
PC제조업체들은 MS가 오는 10월 25일 출시할 윈도XP는 물론 윈도98, 윈도Me, 윈도2000 등의 제품에 대해서도 윈도 익스플로러 대신 리얼네트웍스나 AOL타임워너 등의 웹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있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는 “이번 조치는 즉각 효력을 발휘한다”며 “항소법원이 윈도 라이선스 조항 일부가 부적절하다고 판결해 PC제조업체들에 더 많은 융통성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 조치는 정부와의 화해 협상은 물론 앞으로의 법적 과정과도 무관하다”고 밝히고 “하지만 항고심 판결과 관련해 앞으로 미 정부와 협력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외신들은 MS의 이번 조치에 대해 ‘MS의 180도 정책 변경(USA투데이)’ ‘획기적인 조치(C넷)’ 등으로 표현하면서도 이는 지난달 미국 항소법원이 MS에 내린 독점행위에 대한 대응책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앞으로의 법정공방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한편, 윈도XP 출시 정지 기능성 등 가혹한 제재조치에 대한 ‘선제공격’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