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는 노인문제 해결 `키워드`

 사회가 고도화되면서 노인 문제가 점차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 하우스, 애완로봇, 원격 감시 등의 정보기술이 노인 문제 해결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노인이나 환자를 돌보는 첨단 기술의 개발이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던디대학은 가정에 홀로 남아 있는 노인이나 환자가 넘어지는 것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최근 정부로부터 70만파운드(98만달러)의 자금을 받아냈다. 이 대학이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은 캠코더 네트워크를 이용해 사람의 움직임을 추적한다.

 잉글랜드의 글로스터에서는 하우징21과 BRUH(Bath Royal United Hospital) 산하의 BIME(Bath Institute of Medical Engineering) 등의 자선단체가 공동으로 스마트 하우스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양 기관이 치매 환자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하우스는 집 주변에 설치된 센서가 다양한 가정기구를 제어하는 중앙 컴퓨터에 연결돼 있어 치매 환자를 감시하고 도와준다. 일례로 매트리스에 설치된 센서는 사람이 넘어졌을 때 이를 감지할 수 있으며 욕조의 센서는 물이 넘치는 것을 감시해준다.

 일본의 마쓰시타도 도쿄 시나가와의 멀티미디어센터에 스마트 하우스의 일종인 ‘eHII하우스’를 선보였다. eHII하우스는 방문자를 확인해볼 수 있는 비디오 도어폰을 비롯해 거주자가 직접 자신을 진찰하고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전자 건강모니터링시스템 등이 설치돼 있다.

 이 밖에 영국의 전화사업자인 오렌지, 미국 MIT 등에서도 다양한 스마트 하우스를 연구하고 있다.

 스마트 하우스 대신 로봇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영국 스태포드셔대학 재활로봇공학센터의 마이크 토핑 교수팀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장애인을 돌볼 수 있는 애완로봇인 ‘플렉시봇’ 개발기금으로 250만마르크를 받아냈다. 모터와 무한괘도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 로봇은 유연한 팔을 이용해 진공청소, 세탁, 면도 등의 정교한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이같은 애완로봇은 장애인이나 노인을 쫓아다니며 약 먹을 것을 상기시켜 주거나 그들이 곤경에 빠졌을 때 도움을 대신 요청해주는 것은 기본이다. 전자우편 메시지를 읽어주고 신문을 전자적으로 배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남길 메시지를 녹음해주는 등 비서처럼 부릴 수도 있다.

 이 밖에 미 정부에 의해 운영되는 위성망을 이용한 GPS는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길을 잃곤 하는 노인성 치매 환자들을 보호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GPS 기능을 탑재한 이동전화 단말기 등을 환자가 갖고 있으며 친척이나 보호자들이 몇 미터의 오차로 환자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선진국들이 주로 첨단기술을 이용해 노인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앞으로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남과 동시에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OECD에 따르면 EU의 경우 지난 95년 5700만명에 불과하던 65살 이상의 노인인구가 오는 2025년이면 무려 81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도 오는 2020년까지 5명 중 1명이 65살 이상이 되며 2050년께는 2명의 노동인구가 65살 이상의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포레스터리서치의 분석가인 캐롤라인 시트는 “향후 10∼15년내에 노인을 돕는 기술에 대한 수많은 시장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첨단 노인 기술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첨단 기술이 노인이나 환자를 돌보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존엄성을 해치고 삶을 통제할 수 있으며 또 다른 ‘디지털 빈부격차’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