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아파트>열리는 신시장-대량 입찰물량·공동구매 B2B 총아 부상

 가전, 사이버포털서비스, 인터넷TV,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게임 등 주요 업체들이 주택건설 시장을 거대 규모의 기업간(B2B) 상거래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일례로 상당수의 주택건설업체들은 김치냉장고, 쿡탑, 주방용 비디오폰, 식기세척기 등 다양한 빌트인 전자 제품을 옵션 품목에서 기본 품목으로 서서히 전환하고 있으며 PDP TV 등 고급 가전을 옵션으로 선택하는 등 시장 잠재력이 무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주택건설업체들이 최근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좀더 차별화된 분양 전략의 일환으로 아파트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도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다수 주요 주택건설업체들은 경쟁사보다 ‘튀어야 잘 팔린다’는 인식과 함께 정부가 아파트 건설시 초고속통신망의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아파트 단지내까지 근거리통신망(LAN)을 구축한 사이버아파트가 점차 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콘텐츠, 정보가전, 보안솔루션, 무인경비, 홈네트워크 등 여러 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은 이같은 사이버아파트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초점을 맞춰 사이버아파트 시장을 황금시장으로 여기는 추세이다.

 게다가 아파트단지 특성상 집단적이고 고밀집적 성격이 짙어 아파트를 분양하기 전에 대량으로 물량 입찰이 이뤄지고 분양 후에도 사이버커뮤니티를 통해 입주자들이 생활필수품 등을 공동구매하는 상거래가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돼, 사이버아파트와 관련된 B2B 시장은 그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할수 없을 만큼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빌트인 가전 시장이 2002년 5300억원, 2003년 6300억원, 2004년 7900억원, 2005년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비록 올해 상반기 빌트인 시장의 영업환경은 경기침체와 부실건설사들의 도산, 아파트 미분양 등에 따른 시장 상황 악화로 지난해 대비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주요 가전업체들은 생활 전 중심의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서서히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03년 이후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필립스 등 주요 가전업체는 AV와 가전이 네트워크로 묶이는 B2B 형태의 빌트인 정보 가전 시장이 개막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식기세척기, 가스오븐레인지,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양문여닫이냉장고 등 현재까지는 단품위주로 빌트인 시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연초 전문영업팀인 홈솔루션판매팀을 설립하고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기존의 단품 위주로 홈솔루션 기반을 먼저 구축하고 이후 홈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빌트인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또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조기에 도입해 경쟁사 대비 차별화를 도모하고 동시에 저가·고가 등 차별화된 다양한 제품을 개발,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LG전자도 지난 5월 이탈리아 최고급 주방가구업체 ‘톤첼리(TONCELLI)’와 제휴, 최고급 빌트인 가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데 적극 나서 오는 2003년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양문여닫이냉장고,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드럼세탁기 등으로 구성된 빌트인 가전제품 세트 ‘벨라지오 시스템 라인’을 지난해 선보인 LG전자는 주구매층인 고소득 주부들에게 인기 있는 최고급 주방가구업체 ‘톤첼리’와 공동 마케팅을 시작했다.

 또 정부가 아파트 단지를 건설할 때 아파트 입구까지 초고속정보통신망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단지내 근거리통신망을 구축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사이버아파트 입주자들은 집안에서 게임,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아이씨티로·이지빌 등 사이버포털 서비스업체를 중심축으로 게임·교육·인터넷TV·초고속인터넷서비스·홈네트워크 업체 등은 그물망 형태의 전략적 업무 제휴를 통해 e비즈니스를 적극 전개해나가고 있다.

 아이씨티로는 위성통신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GCT(IT서비스), 주택은행(금융서비스), 연합뉴스(NEWS서비스), 신세계I&C(전자상거래서비스), 싱크풀(증권서비스), 페이지원(의료서비스), 한화(물물교환사이트), 대교(교육서비스) 등과 업무제휴를 맺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VOD, VoIP,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보유업체와도 제휴를 맺기로 했다.

 조이앤라이프는 차별화된 서비스의 일환으로 VOD전문 서비스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에게 풀스크린 형태의 고화질 VOD를 서비스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최종적인 서비스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 상태에서 단지 적용을 위한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지빌은 지역중심 입주자중심의 커뮤니티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기반에 쇼핑·VOD·교육·건강·교통·뉴스·법률 등 다양하고 풍부하며 실용적인 콘텐츠를 제공하여 입주자의 만족을 높이고 있다.

 씨브이네트는 웹패드는 물론 에너지 절감시스템 등을 개발·운영하고 있으며 홈쇼핑·게임·교육·부동산 정보 등 업체와의 전략적 업무제휴를 통해 온라인 사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인터넷TV네트웍크, 클릭TV 등 인터넷 TV업체와 하나로통신, 한국통신 등 초고속통신망업체들이 상반기 잇따라 사이버아파트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고 인터넷 TV업체는 세트톱박스의 개발과 생산, 초고속통신망업체들은 자사 영업망을 활용해 세트톱박스를 유통키로 하는 등 사이버아파트 시장이 B2B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