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아파트시장 공략에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세대가 단독주택의 수를 넘어선지 오래이고, 전용선당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용률 및 네트워크 효율성, 경제성 측면에서 사업자들에게 아파트 보다 좋은 주거형태가 없기 때문이다.
도·농경계가 사라질 만큼 인터넷수요가 폭발적이고, 아파트 신축 및 건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파트시장은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에 미래를 걸만한 가치를 담은 황금어장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신설아파트에 대해 정보통신인증등급제를 시행하면서 아파트 건설초기부터 초고속인터넷 설치가 붐을 이루고 있으며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도 건설사들과 손을 잡고 관련시장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사이버아파트 개념이 국민생활 속에 빠르게 전파되면서 초고속인터넷 수요는 더욱 급속히 늘고 있다. 그동안의 초고속인터넷이 개별 가입자 대상의 서비스 제공에 그쳤다면 향후 사이버아파트의 초고속인터넷 기능은 이같은 한계를 뛰어넘어 훨씬 복잡하고, 고도화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 분명하다.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도 이 같은 사용자들의 요구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초고속인터넷서비스가 제공사업자 위주의 속도와 품질로 안주해왔다면 이제부터는 사용자가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 내용과 속도, 품질을 보장하지 못하면 곧바로 경쟁탈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통신·하나로통신·두루넷 등 초고속인터넷 3개 메이저 사업자들은 이에 대비, 저마다의 장점을 부각시켜 사이버아파트시장에서 자체 가입자수를 확대하고 부가서비스 확대 개발, 속도 및 통신품질 제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사업자의 사이버아파트 공략은 개별 가입자와 함께 건설사쪽도 병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이 자사 아파트의 브랜드파워를 키우고 자산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아파트 내의 주문형비디오(VOD), 온라인교육, 영상통화서비스를 기본 제공하는 것이 대세를 이루게 되자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그 기반 인프라로 자사 네트워크를 사용하도록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건설사와의 연계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서비스제공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함께 내다본 결과다. 몇몇 주요 아파트단지에서의 성공적인 서비스가 사례로 정착될 경우 그 파급력과 인지도 확산의 힘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과 주요 건설사들간 사업협력 모색 및 수익모델 개발을 위한 공동 노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형 초고속인터넷사업자와 함께 마이크로ISP들의 사이버아파트시장 공략도 많이 위축되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 걸쳐 마이크로ISP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한때 붐을 이루는 듯 했지만 경기악화와 수익성 부담을 견디지 못해 올들어 많은 업체가 도산하거나 철수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러 마이크로ISP들이 시도했던 아파트 내 랜방식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는 여전히 속도와 경제성면에서 도입가치가 높은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남은 마이크로ISP들은 대형 사업자들에 비해 절반 가까이 낮은 요금을 경쟁의 핵심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마이크로ISP중에는 지역토착형 서비스사업자들이 많아 지역단위 신설아파트나 사이버아파트 공략에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은 수도권보다는 지방단위의 아파트시장에서 규모의 경제에 맞는 사업을 영위하는데 큰 목적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