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정보가전의 운용체계(OS)로 급부상하고 있는 임베디드 리눅스 분야의 한국을 대표하는 선도업체로서 표준화 문제 등에 적극 참여해 시장 확산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IBM·HP·NEC·노키아 등 세계 주요 IT기업들이 속속 ‘오픈소스’의 대표주자인 리눅스와 손잡고 공룡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에 항거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표 전자메이커인 삼성전자가 최근 리눅스 진영 참여를 공식 선언,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임베디드리눅스컨소시엄(ELC)이 CTO전략실장 겸 소프트웨어장을 맡고 있는 이기원 전무(52)를 운영위원회 임원(보드멤버)으로 선출한 것을 계기로 리눅스 표준화는 물론 관련 시장의 확대를 위해 구심적인 역할을 수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ELC는 지난 99년 IBM·레드햇·리니오·몬타비스타 등 리눅스 분야를 선도하는 세계 주요 기업들이 모여 만든 컨소시엄으로 현재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임베디드 제품의 호환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임베디드 리눅스의 저변 확산을 주된 목적으로 삼고 있다.
“반 MS를 천명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기존 PC업체들처럼 MS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윈도CE와 함께 차세대 정보가전용 OS로 가장 적합할 것으로 보이는 임베디드 리눅스 분야의 핵심기술을 서둘러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세계 가전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가전메이커들은 컴퓨터와 통신기술을 가전제품에 접목시킨 인터넷 정보가전 제품을 개발하면서 윈텔의 지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PC업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LC의 임원으로 선출된 후 지난 12일 국제전화를 통해 나머지 6명의 임원들과 첫 미팅을 가진 이기원 전무는 “미력하나마 임베디드 리눅스의 표준화 및 저변확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임원 선출 소감을 밝혔다.
이 전무는 또 “앞으로 ELC 운영위워회 활동을 통해 관련업체들과 적극 협력하는 한편 컴퓨터 분야에 오리엔테이션되어 있는 소프트웨어업체 및 개발자들이 정보가전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많은 솔루션을 개발하도록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베디드 리눅스는 윈도CE와 비교해 볼 때 부족한 점이 매우 많지만 우선 공짜라는 장점과 함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아 향후 2∼3년내 본격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정보가전 시대의 핵심 OS로 자리잡을 것으로 봅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임베디드 리눅스를 활용한 다양한 정보가전 제품을 경쟁업체들 보다 한발 앞서 선보인다는 계획아래 현재 임베디드 리눅스 솔루션과 이를 채택한 휴대폰과 디지털TV 등 프로토타입 형태의 각종 정보가전 제품을 한창 개발중이다.
특히 올 연말쯤에는 임베디드 리눅스를 OS로 채용한 첫번째 제품으로 차세대 휴대폰을 상품화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전무는 “현재 삼성전자를 필두로 LG전자와 대우전자 등 가전 3사 모두 임베디드 리눅스 분야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임베디드 리눅스 분야의 선두주자로 나서기 위해선 이제부터라도 국내 업체들끼리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가전 메이커인 삼성전자가 임베디드 리눅스를 차세대 정보가전의 OS로 채택키로 함에 따라 이 분야의 벤처기업들은 천군만마의 구원병을 얻게 된 셈이다. 따라서 국내에도 임베디드 리눅스 분야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들이 대거 나와 협력을 통해 상생의 길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이 전무는 말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