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려면 CEO 바꿔

 

 ‘인터넷 기업 최고경영자(CEO), 이제 전문성과 경영능력으로 승부한다.’

 인터넷 기업 CEO가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바뀌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개인의 인지도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던 초창기 닷컴 열풍 때와는 달리 수익창출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비즈니스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기업들이 전문성과 빠른 의사결정력 등 고도의 경영능력을 갖춘 CEO를 필요로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또한 인터넷 기업들의 수익모델 찾기가 지속되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홍익인터넷은 전략담당 임원 노상범씨를 오는 24일자로 대표이사로 발령냈다. 국내 웹에이전시 분야를 개척한 전문가로 더 잘 알려진 노씨는 97년 홍익인터넷을 창업한 뒤 지난해 지명도 높은 외부 인사를 CEO로 영입하면서 전략담당으로 물러났다가 이번에 전면에 복귀하게 됐다. 이에 대해 홍익인터넷 측은 “급변하는 웹에이전시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려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앞서 올초 인터넷 컨설팅 전문업체로 변신한 오프타이드코리아도 김기종 사장 후임으로 전 산동KPMG 상무를 지냈던 유봉환씨를 선임했다. 신임 유 사장은 20여년 동안 회계법인과 해외 유수 컨설팅 업체에서 활동해 온 베테랑 컨설턴트로 다양한 경영 컨설팅과 전략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오픈타이드코리아는 유봉환 사장 체제로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전문 컨설팅 업체로 재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 경매 셀피아와 이쎄일의 합병 법인인 이셀피아도 정재윤 사장과 윤용 사장 공동 대표에서 윤용 사장 단독 체제로 새로 조직을 정비했다. 윤 사장은 셀피아를 창업하기 전 삼성SDS와 유니텔 시절 전자상거래 분야를 도맡아 삼성전자·삼성물산을 비롯한 삼성그룹 인터넷 쇼핑몰 구축을 선두에서 지휘, 온라인 상거래 분야에서 뒤지지 않은 노하우와 경험을 겸비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지불업체 엔캐시도 최근 창업자인 권선복 사장 대신에 김대범 사장이 새로 사령탑을 맡았다. 김대범 사장은 고려대와 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로 삼성자동차 정보시스템, 메일링 솔루션 등을 개발해 인터넷 솔루션 분야에 전문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설립 1년 만에 여자와닷컴을 여성포털의 선두주자로 올려 았던 이효선 사장(전 여성신문 발행인)도 e머니 사장을 지낸 이진광씨에게 넘겨줬다. 이효선 사장과 공동 대표 직함을 갖고 있는 이진광 사장은 그동안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여자와닷컴을 브랜드 인지도에 걸맞은 수익성 있는 회사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사정은 약간 다르지만 넥스텔도 창업자 김성현 사장이 최근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 CM코리아 사장 오헌국씨를 대표이사로 낙점했다. 오 사장은 서울대 공대를 거쳐 대한항공, 무역회사 CM코리아를 설립·운영해 오다가 99년 넥스텔에 입사했으며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넥스텔의 사령탑을 맡게 됐다.

 이밖에 클라리온캐피탈그룹 출신의 전문 경영인 김홍기 사장이 윤웅진 사장에 이어 여성 사이트 마이클럽을 새로 맡고, 다국적 기업에서 마케팅과 경영 노하우를 쌓은 이승일 사장이 야후코리아에 새로 부임하는 등 최근 전문 경영능력과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닷컴 기업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