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정보화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국민이 정보화의 혜택을 고루 누리는 것이다. 가정은 정보화의 최일선 조직이자 정보화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종착역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대다수의 가정이 밀집해 있는 아파트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보화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최근 새로 짓는 아파트는 일종의 정보화 테스트 베드인 셈이다.
정보통신부는 오는 200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 정보통신이용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초고속정보통신망 고도화 기본계획’을 수립, 실시할 방침이다. 이미 1·2단계의 망 구축을 통해 초고속정보통신망 기반조성이 완료됐다고 판단, 올해부터 2005년까지 정부 2조5000억원, 민간 17조원 등 약 20조원의 자금을 투자해 전국 1600만 가구 중 84%인 1350만 가구에 평균 20Mbps급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2005년 이후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서 2, 3대의 PC와 인터넷 정보가전을 연결한 홈네트위킹이 상용화된다. 가입자는 20Mbps급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통해 디지털TV급 고품질 인터넷방송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이동통신가입자도 최고 2Mbps급의 초고속무선인터넷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정통부의 통신망구축계획은 선도망·국가망·공중망 등으로 세분화돼 추진된다. 선도망은 향후 국내 초고속정보통신망을 시험하는 네트워크로, 국가망은 우리나라 공공정보화 등과 연계돼 추진된다.
이 중 가정 정보화와 관련된 부문이 바로 공중망이다.
정통부는 공중망의 발전과 확산을 위해 국내환경에 맞는 20Mbps급 가입자망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시범사업을 준비중이다. 특히 공중망 발전 및 보급을 위해 사업자간 경쟁환경을 조성하며 농어촌 등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한 융자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이버아파트는 물론 대형건물을 대상으로 초고속건물인증제도를 적용, 구내통신망 발전을 도모할 방침이다.
정통부는 가입자망을 xDSL·CATV모뎀·위성·IMT-2000 등을 이용해 고속화한다는 계획이다. 2003년 이후 FTTH개념의 가입자망 통신서비스를 구현, 가정에서 중·고급 영상을 이용한 멀티미디어 활용이 보편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통부는 국내 연구개발 결과물을 선도망사업을 통해 검증하고 이를 주거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초고속건물인증제도와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특히 현재 IPv4기반의 인터넷망을 점차 IPv6기반의 인터넷망으로 유도하는 전략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면 사이버아파트는 어떤 모습일까.
우선 가정에서는 디지털TV, HDTV급 영상을 이용한 다양한 인터넷서비스가 등장한다. 기업 등 공공기관에서는 고품질 영상을 응용한 정보화와 e비즈니스, 전자상거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초고속인터넷 수요 급증에 따른 통신사업자간 경쟁 활성화를 통해 기술발전에 따른 혜택을 가입자에게 돌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1조2000억원을 투입해 농어촌 등에 정보소외지역에 대한 초고속인터넷 보급 전략도 마련했다.
민영화를 준비중인 KT는 2005년까지 초고속망 구축 및 서비스 의무가 부여된다.
정통부는 이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초고속정보통신망 고도화 및 산업 육성을 총괄협의하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고도화 협의회’를 구성·운영할 방침이다. 또 실무를 담당할 차관주재의 고도화 협의회 내부에 선도망·국가망·공중망·기술개발사업을 담당할 분야별 협의회를 만들어 세부 추진전략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