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아파트>똑똑한 아파트 `e편한 세상`

 똑똑한 아파트인 사이버아파트가 올들어 전국 곳곳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수년내 우리사회의 새로운 삶의 문화를 창출하는 주거공간으로 사이버아파트가 확고히 자리잡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케 한다.

 주택건설업체들이 올들어 설계·시공하는 아파트에 대해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 준공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초고속정보통신서비스건물’ 인증을 취득해 정보통신사회를 살아가는 입주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특히 정보통신부가 지난 5월부터 신축 아파트단지에 초고속정보통신망 설치를 의무화한데다 건설업체들도 사이버아파트의 정보서비스 수준이 아파트의 브랜드 인지도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판단함으로써 건설업체간의 사이버아파트 구축속도 경쟁은 그야말로 ‘불길에 기름을 붓듯’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아파트가 안전성·효율성 등 단순히 외형적인 것에 의해 부동산 가치와 브랜드 가치가 결정됐다면 정보통신의 혁명으로 그 판단가치가 바뀌었다. 이제는 디지털콘텐츠, 인터넷속도, 자연친화적환경,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등급 등 내적인 요소들이 부동산 가치와 브랜드 가치를 결정짓는 근거가 됨으로써 주택건설업체들이 아파트의 정보화혁명에 적극 나서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정보통신부가 집계한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 현황’에 따르면 예비인증이 아닌 정식인증을 받은 사이버아파트가 올해부터 봇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하고 있다.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과 관련해 주거용 아파트인 사이버아파트의 경우 지난 2월 1일 현재 1등급은 7개 단지, 2등급 53개 단지, 3등급 14개 단지, 준3등급 270개 단지 등 총 344개의 아파트단지가 정부로부터 초고속망의 품질에 대한 인증을 공식적으로 받았다.

 또 정보통신부가 2개월후 재집계한 결과 지난 4월 1일 현재 주거용 아파트의 경우 1등급은 7개 단지, 2등급은 71개 단지, 3등급 14개 단지, 준3등급 270개 등 5.2% 가량 늘어난 총 362개 단지가 정식인증을 받는 등 공인받은 사이버아파트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아파트단지내 구내통신시설을 갖추고 있는데다 구내선로의 링크 성능이 3등급은 1㎒, 2등급 16㎒, 1등급 100㎒ 이상인 사이버아파트가 국내에 본격 등장함으로써 21세기 디지털문화가 조성되는 여건이 형성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최소 3등급 이상을 받은 사이버아파트는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 영상전화, 소호(SOHO) 업무환경 제공, 원격교육서비스, 원격의료서비스, 초고속영상회의 등 각종 온라인서비스를 지원해 줄 수 있어야 비로소 동판에 초고속정보통신건물 인증 엠블렘을 새긴 정식인증을 받게 된다.

 따라서 건설업체는 물론 건설업체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아이씨티로·이지빌 등 사이버포털서비스업체들은 초고속통신망을 기반으로 지역정보제공, 영상반상회의, VOD 등 저마다 특화된 사이버아파트 전용 인터넷서비스를 발굴하고 가전기기간의 데이터를 주고받게끔 홈네트워크로 묶어 진정한 가정자동화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결국 이들 업체의 이러한 노력은 아파트를 점차 변신시키고 있다. 과거 초고속망이란 정보 대동맥이 아파트단지 입구까지만 이를 수밖에 없어 단지내 각 동간 대용량의 데이터를 주고받는데 한계가 있는 등 ‘무늬만 사이버아파트’였다면, 이제부터 초고속정보통신 인증을 받은 아파트는 정보정맥이 세대와 각 동에 구석구석 뻗어나가 있어 미래 가정 정보화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이버아파트가 21세기 디지털사회 진입의 정도로 인식됨에 따라 건설업체와 사이버포털서비스업체 외에 초고속통신망사업자, 각종 디지털콘텐츠업체들도 앞다퉈 사이버아파트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사이버아파트의 보급 확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이버아파트 입주자들은 일반 전화 모뎀보다 수백배 빠른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즐기면서 아파트 관리에 수반되는 각종 시설물의 유지보수와 전기요금·관리비 등을 인터넷상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직장에서 인터넷를 통해 세탁기를 작동시킨다든지 집안일을 할 수 있고 집안에서 무선 웹패드를 통해 원격진료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 인터넷쇼핑·홈뱅킹·관공서업무 등을 언제든지 편안하게 구현할 수가 있다. VOD와 같은 멀티미디어서비스도 기본으로 제공될 것이다.

 특히 단지내 주민들이 아파트단지 전용 홈페이지에서 사이버커뮤니티를 구성해 생활필수용품 등을 공동구매하고 생활비를 절감하며 인근 음식점·극장·청과물점 등과도 연결해 주문·예약이 가능하다.

 또 첨단화된 무인경비시스템은 안전한 생활을 약속하고 관리비도 줄여준다. 발코니에 열선감지를 설치해 도둑침입시 이상 경보를 유무선통신망을 통해 자신과 무인경비업체에 알려줄 수가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기반의 무인경비시스템은 원격지에서 지하주차장·어린이놀이터·취약지역·교통 등 집안팎 상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사이버아파트는 이제 숙식을 해결하는 단순 주거공간이란 본래 기능에다 사무실·교육·의료·은행·영화·모임 등이 합쳐진 멀티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정 안팎에서 가정내 기기를 제어하고 한발 더 나아가 음성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등 생활을 영위하는 삶의 중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또한 사이버아파트는 기존 공동주택에서 팽배하던 이웃간의 단절을 다시 이어줘 공동체를 구성해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버아파트 입주민들이 서로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아파트단지 홈페이지에서 전자게시판를 통해 의견을 활발히 나누고 동호회를 결성하는 등 사이버커뮤니티가 디지털사회를 새로운 공동체로 변모시켜 건조한 사이버공간에 따뜻한 정이 넘쳐 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