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 맞수]e메일 뱅킹 서비스

 

 e메일이 똑똑해지고 있다. 단순한 정보교환 채널에서 온라인 마케팅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이제는 e메일을 통해 개인은 물론 단체끼리 돈을 청구하고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선보였다. ‘메일뱅킹’은 e메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비즈니스 모델이다. 상대방 계좌번호를 몰라도 메일주소만 알고 있으면 편지를 쓰듯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대표적인 온라인 결제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미국의 간판 e메일 뱅킹사이트 페이팔닷컴은 650만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으며 하루 거래규모 20만건, 거래금액만도 900만달러에 달한다. 국내 역시 10여개의 업체가 e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주선 메일캐스터 사장(45·사진 왼쪽)과 김광흠 씨포켓닷컴(41)은 메일뱅킹 분야에서 자웅을 겨루는 사이다. 둘 다 40대로 늦깎이지만 메일뱅킹 사업에 대한 열정과 신념만은 신세대의 젊음과 패기 못지 않다. 두 사람 모두 대기업에서 벤처로 뛰어든 케이스다. 최 사장은 데이콤에서, 김 사장은 삼보컴퓨터에서 한창 일할 때인 30대를 보냈다. 고향 역시 광명과 화성으로 둘 다 경기도에서 태어났다. 서비스 시점도 엇비슷하다. 최주선 사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서비스(http://www.mailbanking.co.kr)에 나섰으며 김광흠 사장은 6월부터 서비스(http://www.cpocket.com)를 시작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는 주변의 전언이다. 날카로운 인상의 최주선 사장은 고려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대우조선을 거쳐 데이콤 천리안 마케팅본부장, 데이콤멀티미디어인터넷영업 그룹장 등을 지낸 베테랑 마케팅 전문가다. ‘반 걸음 먼저, 한 생각 먼저’라는 철학에서 알 수 있듯이 인터넷 비즈니스 역시 남보다 먼저 시작해야 성공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직원들을 다그치기보다는 직원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회사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브라질, 멕시코, 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데이콤 출신 경영자 모임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주변 사람과 인맥관리가 철저하다는 평이다.

 반면 김광흠 사장은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를 떠올릴 정도로 부드러운 인상이다. 전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삼보컴퓨터에 입사하기 전 대우통신 연구원을 지냈다. 삼보컴퓨터 그룹 경영조정실에 있을 당시에는 삼보컴퓨터의 케이블TV사업, 두루넷 허가사업 등을 진두지휘해 혁혁한 성과를 올렸을 정도로 정보통신과 인터넷 분야에 정통하다. 직원들과 벽을 없애기 위해 사장실을 항시 개방해 놓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스스럼 없이 어울릴 정도로 소탈하고 솔직한 성격이다. 비즈니스 모델부터 시스템 개발은 물론 기획·마케팅까지 관여할 정도로 팔방미인이다. 비즈니스의 성패는 얼마나 서로 신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는 김 사장은 당장 눈앞의 이익에 연연한 비즈니스보다는 멀리 크게 보는 비즈니스를 모토로 기업경영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에 이어 인터넷 벤처에 나란히 제2의 인생 승부수를 던진 최주선 사장과 김광흠 사장이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국내 메일뱅킹 시장에서 어떤 진검승부를 펼칠지 주목된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