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부분이 6월부터 적자전환됐다는 서울대 정운찬 교수의 발언으로 삼성전자는 물론 증시 전체가 약세로 돌아섰다. 정 교수는 13일 세계인재개발원 최고경영자 모임에서 국내 경제상황을 설명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가 6월부터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3% 이상 오른 18만2000원으로 출발했다가 6000원 떨어진 17만원으로 마감됐으며 오전 한때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던 거래소시장도 결국 11.46포인트 하락한 548.49로 장을 마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상반기 실적발표 및 기업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며 이때까지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증시 애널리스트들은 정 교수가 정확한 근거를 통해 발언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이 6, 7월부터 적자를 낼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미 싱크D램은 2분기부터 적자에 들어갔으며 7월달에는 전 반도체부문이 소폭의 적자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ABN암로증권도 삼성전자가 3분기 D램 사업부문에서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며 ‘매도’의 투자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반도체 가격은 최근 64M,128MD램뿐 아니라 256MD램도 현물시장에서 4달러 후반에 거래되고 있으며 장기계약가도 5달러50센트 선으로까지 떨어진 상태다. 따라서 제조원가 8∼9달러를 감안하면 거의 모든 반도체 제조업체가 적자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램버스의 계약가도 연초 20달러대에서 최근 10달러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의 감산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세계 어느 업체보다 현금흐름과 원가경쟁력이 높아 불황에 오래 견딜 수 있으며 향후 경기 회복시의 우위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업체보다 먼저 감산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설비투자의 축소와 경비절감 등 긴축경영 움직임은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