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ETRI, 차세대 입출력 표준 논쟁 가열

 차세대 입출력(IO) 표준을 놓고 업체간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CI-X를 IO 표준으로 채택한 컴팩코리아와 차세대 IO인 인피니밴드(InfiniBand)의 개발에 들어간 전자통신연구원(ETRI)간 성능의 우열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IO 표준으로 부상한 PCI-X는 기존 PCI IO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대역폭의 제한, 버스 독점현상 등을 개선한 버스 방식의 혁신적인 IO기술로 컴퓨터 내의 데이터 이동속도를 66㎒에서 133㎒로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다. 컴팩코리아는 최근 이 기술을 탑재한 ‘DL760’서버를 내놓고 현재 활발한 마케팅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반해 아라리온과 ETRI가 공동으로 개발중인 차세대 IO 및 연결망 기술인 ‘인피니밴드’는 스위치 기반의 점대점 연결망과 기존 클러스터 컴퓨팅에서 사용돼 온 채널 기반형 메시지 패싱을 접목한 형태로 클러스터 연결망과 스토리지 연결망을 통합한 차세대 IO로 업계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IBM·HP 등 세계적인 업체들 또한 이의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TRI 컴퓨터연구단 시스템연구부 모상만 선임연구원은 “PCI-X는 기존 PCI보다 속도가 2배 이상 향상됐다는 점 이외에도 PCI에서 PCI-X로의 마이그레이션, 즉 호환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버스 구조의 특성상 2개까지만 카드를 꼽을 수 있어 확장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컴팩코리아 심정섭 대리는 “버스 구조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의 컴퓨팅 환경에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며 “중요한 것은 기존 PCI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대역폭의 제한이나 버스 독점현상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스위치 방식의 인피니밴드는 확장성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사상은 훌륭하나 기존 IO와 호환성이 없기 때문에 초기 진입 코스트가 높고 상용화 시기 또한 다소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모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PCI-X를 탑재한 제품이 최근 출시됐기는 하나 인피니밴드도 내년 상반기쯤 상용화될 것으로 본다”며 “일단 확장성이 거의 무한대라는 점에서 PIC-X보다는 유리한 위치에서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ETRI는 현재 아라리온과 공동으로 ‘인피니밴드’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IBM·HP 등도 이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BM·HP·컴팩 등 세계 유수의 IT업체들이 양 진영에 참여

하는 만큼 두 기술은 아직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지 않은 시점에서 표준의 우열을 논하기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현재의 기술 추세로 보아 PCI-X의 상용화 단계를 거쳐 인피니밴드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업체로서는 이의 흐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