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단말기 RF부품의 모듈화 및 다중밴드화 경향, 득실 고민

 이동통신 단말기의 고주파(RF)회로를 2∼3개의 칩으로 해결하는 기술개발이 부품업체에 득이 될까, 실이 될까.

 이동통신 단말기 RF부품의 모듈화 및 다중밴드화가 진행됨에 따라 관련업체들은 이에 대한 기술적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내장 부품 절대수의 감소는 곧 매출의 감소라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고민에 빠져 있다.

 RF스위치 모듈 개발을 마치고 이에 RF SAW를 포함시킨 프런트엔드모듈(FEM:Front End Module) 개발에 나서고 있는 LG이노텍의 이인수 연구기술팀 과장은 “RF부품의 원칩화 경향에 따라 팔 수 있는 부품의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돼 부품업체로서는 매출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RF부품 모듈화 경향과 함께 CDMA와 PCS, GPS 등을 통함시킨 다중밴드 RF부품의 개발도 부품수량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주파수 대역별로 내장되던 스위칭 회로 및 필터류 부품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단말기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지역이동이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부품감소에 따른 절대적 수량감소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수율에 따른 부담이 커진 것도 부품업체의 고민이다. 삼성전기 종합연구소 김철호 부장은 “이동통신 단말기의 하드웨어 부분이 부품업체로 넘겨지고 단말기 제조업체는 소프트웨어 및 외부 디자인에만 주력하게 돼 하드웨어 품질을 전적으로 책임지게 됐다”며 “각 부품을 따로 공급할 때의 불량률보다 모듈화된 제품을 공급할 때의 불량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추세에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실보다 득이 클 것이라는 게 부품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품의 추세가 소형화 중심에서 다양한 기능을 간편한 설계로 대응할 수 있는 모듈화로 옮겨지면서 모듈에 들어가는 한두개의 부품만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자연스럽게 도태돼 기술장벽이 커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여러가지 부품을 모듈로 공급하게 되면서 비교적 시장점유율이 낮은 부품이 모듈에 포함돼 판매수량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말기의 내부 디자인에 대한 부품업체의 영향력이 커져 단말기의 기술경향을 부품업체가 주도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폰 부품에 있어 모듈화, 다중밴드화 추세는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부품업계의 대응력에 따른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만큼 기술력을 가진 업체에는 시장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