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데이터센터(IDC)업계가 서비스 무료 기간만 머물다 이동하는 이른바 ‘철새족’ 고객과 상습적으로 이용료를 내지 않는 ‘배짱족’ 고객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철새족은 IDC사업자들이 고객유치 차원에서 초기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2∼3개월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기간을 악용하는 입주업체를 뜻한다. 대부분이 인터넷기업인 이들 철새 기업은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급기야 이용료를 내지 못하게 되자 편법으로 무료 서비스 기간 동안에만 이용하고 다른 IDC로 옮겨가는 것이다.
또 센터를 옮기지는 않지만 3개월 이상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버티는 ‘배짱족’ 채무 기업도 IDC업체에 적지 않은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IDC 사업자 중에는 이같은 철새족과 배짱족이 전체 입주사의 최대 10%를 차지하는 곳까지 생겨날 정도로 그 심각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KT-IDC·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엔진(하나로통신)·한국피에스아이넷·지엔지네트웍스 등 대형 IDC업체들은 최근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상습채무사 정보를 교환해 이들의 입주 자체를 막는 방안 등 공동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아직까지도 확실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각 IDC들이 불량 입주사의 정보를 공유해 입주 자체를 막는 것이지만 업계로서는 기업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며 주저하고 있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을 하나라도 더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IDC 사업자들이 고객 정보를 공유해 ‘왕따’를 시킬 경우 오히려 신규 우량고객이 발길을 돌리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철새족은 대부분 재무상태가 안좋아 직원 월급도 못주는 등 폐업하기 일보 직전인 기업들로 이들로부터 이용료를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그렇다고 철새족의 재무현황을 미리 파악해 입주를 막을 경우 기존 입주사들의 반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