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리눅스 도입은 국내 대형 업체의 기간시스템으로 리눅스가 선택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국내 리눅스 업체들은 대한항공의 리눅스 도입이 그동안 답보상태를 걸어온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리눅스 시스템 도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리눅스의 신뢰도에 대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IBM이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전세계 리눅스 도입사례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규모로 국내외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리눅스 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리눅스 도입은 오는 2003년 초까지 2년간 총 4단계에 걸쳐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아직 전체 프로젝트 계약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십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IBM과 협력업체인 리눅스코리아, 그리고 대한항공을 합쳐 개발인력도 최소 50명 이상이 투입된다.
금액과 인력면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리눅스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크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리눅스가 대한항공이라는 국내 유수의 기업에, 그것도 기간시스템으로 선택됐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대한항공이 리눅스 기반으로 구축한 승무원 운항관리시스템은 3000여명에 이르는 대한항공 모든 조종사 및 승무원의 운항일정을 조회하고 운항결과를 정리하는 것으로 항공사의 핵심 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또 8월초부터 도입할 예정인 일일 수입관리시스템은 세계 각국에서 대한항공의 항공권을 판매하는 대리점이 항공권 예약, 조회, 판매를 하는 것으로 항공사 e비즈니스 환경의 근간을 이룬다. 두 가지 시스템은 사내 랜 환경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업무처리를 지원하는 것으로 대용량 처리를 위한 안정성뿐 아니라 그동안 일부에서 제기하던 리눅스의 보안성도 함께 검증될 전망이다.
이번 대한항공의 리눅스 도입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국내 리눅스 업체다. 닷컴기업의 열풍이 잦아들면서 국내 리눅스 업체들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수적인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대한항공처럼 대형 업체가 리눅스를 도입한다는 사실은 다른 대형 업체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리눅스의 가격적인 장점만이 부각돼오던 것과 달리 대한항공의 기간시스템에 리눅스가 사용된다면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리눅스 업체들이 대형 시스템통합 업체들과 손을 잡으면서 대외신인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리눅스 기반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도 속속 개발되는 추세여서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리눅스 도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