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콘텐츠 루트 조성 시급

 국내 영상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대덕밸리내 기술력을 결집시킨 범국가적 차원의 첨단 영상 콘텐츠 산업단지 조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본과 미국 등 외국기업의 국내 영상 콘텐츠 산업 진출을 효율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대덕밸리내 정부출연연 및 벤처기업의 기술력과 대전시에서 추진중인 대전첨단문화산업단지를 연계한 ‘대덕 콘텐츠 루트’ 조성사업이 서둘러 추진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ETRI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덕밸리내 영화제작사 및 벤처기업들은 영상산업 발전에 필요한 각종 영상 콘텐츠 제작산업을 위해 연구단지에 산재한 디지털 콘텐츠 관련 기술인력과 기자재, 설비 등을 집중시킨 ‘대덕 콘텐츠 루트’ 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TRI 컴퓨터·소프트웨어기술연구소 조맹섭 박사와 강병호 박사는 최근 대전시 주최로 열린 ‘대전첨단문화산업단지 조성 토론회’에서 KAIST와 대덕밸리, 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 대전첨단문화산업단지를 연계한 대덕 콘텐츠 루트 조성에 따른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만큼 이를 유기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정부정책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조맹섭 박사는 “최근 일본 소니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계기로 KF-MAP(Korean Film Making Assistance Project)를 개설, 우리나라의 젊은 감독들을 대상으로 영상기술을 무상지원하기로 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 진출을 염두에 둔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이는 한국 영화계가 외국기술에 의존하게 될 경우 기술종속 현상이 심화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막대한 기술 로열티를 외국에 넘겨줘야 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덕 콘텐츠 루트 조성을 정부에서 서둘러야 하며 ETRI와 벤처 등 정부출연연에서 보유하고 있는 영상 관련 원천기술과 인력, 시설, 장비가 집약화된 기술 지원 네트워크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병호 박사는 이와 함께 인터넷을 활용한 ‘사이버 대덕 콘텐츠 루트’를 개설, 대덕밸리에서 제작된 영화 시연작과 데모필름 등을 토대로 네티즌 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영상 콘텐츠 작가의 작품을 사이버상에 공개해 영화로 제작하는 등 영상산업을 측면에서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TRI에서는 정책적인 제반여건만 조성될 경우 아이디어 발굴에서부터 기획, e펀딩 등 콘텐츠 제작 전반에 걸친 일련의 태스크포스를 구성, 대덕 콘텐츠 루트 조성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ETRI는 지난 95년 국내 최초로 영화 ‘구미호’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 국내 영상산업의 기술을 한차원 끌어올린 바 있다.

 한편 대전시는 오는 2004년 완공을 목표로 엑스포과학공원내 첨단문화산업단지 조성을 추진중이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