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프로세서 30년>중소업체 전략

◆비젼텔레콤

 비젼텔레콤(대표 노창환)은 3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집중적인 기술축적 및 상용화에 성공한 업체로 통신망에 사용되는 핵심반도체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비젼텔레콤은 각종 교환·전송·가입자망 및 단말장치 등 기간 통신망에 적용되는 핵심반도체를 개발해 SOP4A, LOPP, ATUDX, STM0, D3M 등 30여종의 제품을 자체 브랜드 및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삼성전자·한화정보통신·머큐리·이스텔시스템즈의 10 , 2.5 , 155Mbps 동기식 광전송장비 및 ATM장비에 공급하고 있다.

 비젼텔레콤은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기간 통신망용 핵심반도체를 공급, 수입대체 효과 및 신속한 제품공급에 나서 매년 300%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초고속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 매출 122억원에 경상이익 21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 97년 이후 높은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비젼텔레콤 최대의 강점은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에 기반을 둔 반도체 개발능력을 꼽는다. 이 회사는 기간통신용 동기식 광전송 및 SDH/SONET의 반도체 핵심 IP를 가지고 있고 ATM장비에 적용되는 IP와 ATM스위치 칩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설계를 주로 하는 여타 벤처기업과 달리 양산과 직접판매를 하고 있어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홍콩에 현지법인 및 대리점을 구축했다.

 기술력의 원동력은 전체 72명 임직원의 56%에 달하는 40여명의 막강한 연구인력. 비젼텔레콤은 연구개발 중심기업으로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장비 및 멀티서비스 플랫폼 장비의 핵심 반도체인 AAL2, AAL5 및 POS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젼텔레콤은 지난해 2월 벤처캐피털로부터 5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여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구축했고 11월 한국능률협회 주관으로 제정된 대한민국 벤처기업대상 정보통신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대외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람테크놀로지

 디지털 신호처리기(DSP) 전문기업인 자람테크놀로지(대표 이현 http://www.zaram.com)가 추구하는 것은 DSP 지적재산(IP)을 필요한 업체에 라이선싱해 주는 이른바 IP비즈니스와 DSP를 기반으로 하는 주문형반도체(ASIC)비즈니스 그리고 핵심코어를 기반으로 음성솔루션이나 오디오 솔루션 제품을 만드는 반도체설계 전문 회사다.

 자람이 보유한 DSP(16비트/24비트)는 현재 TI, 모토로라, DSPG같은 쟁쟁한 외국 회사와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는 것으로 크기와 소비전력에 있어 동급의 DSP보다 많은 강점이 있다.

 크기는 보통제품의 3분의 1정도 크기에 소비전력은 매우 작아서 자람의 DSP를 기반으로 하는 칩들은 가격과 사용의 편이성 등의 경쟁력을 보유하게 되어 포터블시장에 적합하다.

 또한 자람은 DSP 코어뿐만 아니라 다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친 14비트 보이스코덱, 16비트 오디오코덱도 보유하고 있어 이 또한 파운더리 회사뿐만 아니라 ASIC 업체에 IP로서 제공해 보다 더 경쟁력 있는 ASIC를 만들 수 있도록 솔류선을 제공하고 있다.

 자람의 경쟁력은 국내보다 외국에 먼저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적인 음성인식 회사인 L&H가 자람에 음성인식칩제조를 의뢰할 정도로 해외인지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자람이 보유한 기술로는 16비트/24비트 DSP 코어, 14비트/16비트 코덱의 원천기술을 보유했고 이미 개발중인 저전력 DSP 코어로서 차세대 포터블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자체 개발한 보이스코덱 등을 이용하여 음성녹음칩·음성인식칩 등을 현재 개발 중이다.

 자람이 출시 예정인 제품군은 국내에서 음성인식솔류선을 보유한 보이스웨어와의 합작으로 경쟁력이 높은 음성인식칩, 그리고 자체 보이스코덱과 14비트 오디오코덱을 기반으로 하는 음성녹음칩이 있다. 자람은 지난해 매출 150만달러에서 올해는 700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인피니어마이크로시스템스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인 인피니어마이크로시스템스(대표 임금성 http://www.infinior.com)는 인텔의 8086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와 호환되는 16비트 범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모델명 IMS16B-Tahoe)를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해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DVD플레이어와 MP3플레이어·웹카메라·키폰·xDSL라우터 등의 구동에 필수적인 프로세서로 다양한 응용제품 개발이 가능하도록 UART(Universal Asynchronous Receiver/Transmitter), DMA(Direct Memory Access)컨트롤러·SD램컨트롤러 등 필수 주변기기를 내장시켜 관련업계에서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AMD·NEC·히타치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인텔 8086 호환 계열의 16비트 범용 MCU인 이 제품군은 칩 크기를 줄이면서도 프로세서의 파워를 확대했으며 클록 속도를 최대 120㎒까지 성능을 높여 국내외 전자업체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또 중국의 TLC, 신코 등 유명 전자업체에 시제품을 공급하고 양산품 공급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현재 ILSC 및 UTO 등과 대리점 계약을 맺은 상황이다.

 이밖에도 아남전자와 LG전자·유니존테크놀러지 등 국내 시스템업체들에 시제품을 공급했다. 하반기 인피니어마이크로시스템스가 선보일 신제품군 중 주목되는 제품은 IMS16N시리즈로 이더넷 맥컨트롤러를 내장하고 100㎒속도의 네트워크 전용 프로세서인데 오는 9월께 내수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 임금성 사장은 하반기 영업전략에 대해 개발전문기업인 만큼 대리점망을 구축해 차근차근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국내수요가 확대되는 디지털가입자회선(xDSL) 및 DVD플레이어시장도 겨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향후 인피니어마이크로시스템스가 국내제일의 SOC전문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마인드텔

 마인드텔(대표 이교식 http://www.mindtell.co.kr)은 음성인식, 오디오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국내 음성관련 시장을 주도해 온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98년에 설립된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간의 언어장벽을 부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구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세계적인 음성 및 언어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전세계 언어장벽의 해소뿐만 아니라 인간과 컴퓨터의 완벽한 의사소통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음성과 오디오에 관련된 통합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휴대형 디지털 오디오기기의 핵심부품을 하나로 통합한 시스템온칩(SoC)을 선보였다. 마인드텔의 SoC는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범용직렬버스(USB) 컨트롤러, MP3 디코더칩, 액정표시장치(LCD) 드라이브 컨트롤러, 디지털아날로그변환기(DAC) 등 5가지 핵심부품을 하나로 통합한 획기적인 제품으로 오는 10월부터 동부전자를 통해 양산될 예정이다.

 이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 회사는 지난 5월 중소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의 모임인 KPAC가 실시한 오디오 분야 공개입찰에서 MP3 SoC 개발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마인드텔은 이번 개발에서 초소형 MP3 플레이어를 낮은 가격대에 제조할 수 있는 기반 칩 기술을 확보했다.

 마인드텔의 SoC 개발로 인해 그동안 MP3 플레이어의 종주국이면서 핵심부품을 수입해야만 했던 기형적인 산업구조를 혁파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인간과 기계간의 원활한 인터페이스를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연구개발’이라는 마인드텔의 기업이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회사는 음성과 오디오를 통합 지원하는 차세대 프로세서를 개발, 인류문명 진화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이다.



◆에이디칩스

 에이디칩스(대표 권기홍 http://www.adc.co.kr)는 아직 국내에서 생소한 IP 공급사업에서 수익모델을 찾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력품목은 확장명령어구조(EISC) 방식의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코어다. 미국·일본·유럽 등에 특허 출원한 독자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 구조로 된 이 제품은 기존 프로세서보다 월등한 코드집적도와 저전력소모를 실현했으며 경쟁 제품인 ARM7, POWER CPU, 80C51 등과 대비,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어 확실한 차별화 전략이 가능하다.

 에이디칩스는 LG전자 및 호주의 STA사와 32비트 코어 공급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98년부터 진행된 정부의 시스템IC2010 사업을 통해 지난해 32비트 MCU(EISC)를 내장한 칩(VISA2000)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권기홍 사장은 해외시장 개척으로 늘 바쁘다. 권 사장은 16비트·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EISC 코어를 들고 중국시장에 첫 발걸음을 내딛는 데 성공했다. 최근 중국 시안 소재 반도체 설계회사 SWIP을 비롯, CIDC·하웨이 등과 이 코어 기술에 대한 라이선싱 계약을 잇따라 체결한 것. 국내 중소 반도체 업체가 해외 업체로부터 기술 로열티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권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비디오 그래픽 컨트롤칩과 게임기 보드를 들고 다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일본 마쓰시타를 통해 마이크 타입의 가라오케와 아케이드 게임기용 핵심부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를 통해 올해 총 130억원의 매출로 25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둔다는 계획을 세웠다.

 메모리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산업 구조를 개선시키는 데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권 사장은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경쟁사인 인텔, ARM, MIPS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부상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