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프로세서 30년>DSP시장-`선두 TI게섰거라` 후발업체 추격 `후끈`

 ‘TI의 독주를 견제하라.’

 디지털신호처리기(DSP)시장의 선두주자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를 향한 후발업체들의 도전이 심상치 않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텔과 아날로그디바이스(ADI).

 지난 98년부터 DSP 핵심코어를 공동 개발해온 이 두 업체는 지난해말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최근 이 코어를 활용한 DSP 신제품을 각각 출시했다. 인텔과 ADI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DSP시장에 뛰어드는 한편, 응용기술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파생상품들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같은 협력모델은 이미 지난 97년 모토로라와 루슨트테크놀로지스 반도체사업부(현 아기어시스템스)가 취했던 방법이다.

 공동으로 ‘스타코어’라는 DSP코어를 개발한 뒤, 각각 이를 활용한 DSP군으로 빠르게 시장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업체가 DSP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물론 그만큼 시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반도체산업협회(SIA)도 DSP가 평균 연간 40% 정도 성장, 향후 반도체시장의 성장을 이끌 최고의 성장품목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음성·영상·동영상 등 점점 더 복잡해져가는 멀티미디어 환경에 따라 강력한 연산기능을 가진 DSP의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차세대 디지털기기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DSP가 통합되는 형태의 새로운 시스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인텔의 무선통신 및 컴퓨팅 그룹 수석 부사장인 론 스미스는 최근 개최된 아시아지역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차세대 컴퓨팅은 보다 강한 연산능력을 필요로 할 것”이라며 인텔의 DSP가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DSP와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통합, 비록 당장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DSP시장은 하루라도 빨리 진입해두는 것이 좋다는 게 이들 후발업체의 생각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