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인텔은 이미 출시된 펜티엄4와 모바일 펜티엄Ⅲ CPU, 3분기 출시 예정인 투알라틴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하반기 우리나라 CPU시장의 지배구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펜티엄4를 전세계 시장에 처음 발표했던 인텔은 올해 초 전반적인 PC시장 침체로 펜티엄4 보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7월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브랜드PC 부문에서 펜티엄4가 차지하는 비중이 15%선으로 상승했고 조립PC 부문에서는 35%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어 4분기 PC용 CPU시장에서 펜티엄Ⅲ와 펜티엄4의 시장역전 전망은 실현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펜티엄4가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데스크톱용 프로세서라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해 데스크톱의 주력 프로세서로 육성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2㎓ 펜티엄4 CPU를 발표해 강력한 성능의 프로세서를 요구하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기존의 램버스램뿐만 아니라 100㎒나 133㎒로 작동하는 SD램 지원용 칩세트인 845 칩세트를 3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845 칩세트는 시스템 가격인하 효과를 창출할 수 있고 여기에 10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용체계인 윈도XP가 출시되면 펜티엄4의 보급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인텔측은 전망하고 있다.
인텔은 노트북 시장에서 주력 CPU로 자리잡고 있는 모바일 펜티엄Ⅲ 프로세서에 대해서는 노트북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저전력·저발열·고성능 등의 요소를 만족시키는 CPU라는 점을 무기로 시장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3분기에는 0.13미크론 공정이 적용된 투알라틴 프로세서를 추가로 선보여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가격이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넓혀갈 예정이다.
하반기를 데스크톱용 펜티엄4와 노트북용 펜티엄Ⅲ, 투알라틴 등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인식하는 인텔은 CPU 가격인하, 새로운 칩세트 출시, 윈도XP 발표 등과 같은 호재를 시장확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국내 채널들과 긴밀한 공동마케팅을 통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AMD
지난해 전세계 CPU시장에서 점유율 17%를 차지하며 2위를 고수하고 있는 AMD는 올들어 지난 1분기에 점유율이 21.5%로 상승하는 등 급격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AMD는 고성능 프로세서 부문에서는 애슬론4를 주력상품화하고 보급형 부문에서는 듀론을 주무기로 시장을 공략중이다. 특히 이 회사는 펜티엄4의 상응제품인 애슬론4를 인텔에 비해 한발 앞서 개발해 속도경쟁에서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노트북용 모바일 CPU 부문에서는 아직 모바일 펜티엄4를 상용화하지 못한 인텔과는 달리 모바일 애슬론4를 일찌감치 상용화해 7세대 x86 마이크로아키텍처 부문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5월 고성능·저전력의 차세대 핵심코어(코드명 팔로미노) 기술을 탑재한 1㎓급 노트북용 CPU 모바일 애슬론4를 발표한 AMD는 본사 경영진이 전세계 주요국사를 순회하면서 직접 제품홍보에 나서는 등 이 분야 시장선점에 상당한 의욕을 보였다.
AMD는 세계 처음으로 7세대 x86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구현한 기술력을 집중 강조,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 대고객 마케팅을 강화해 연말까지 시장점유율 목표치인 3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저조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올해 안에 시장점유율을 12%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향후 2, 3년 안에 전세계 평균 시장점유율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AMD는 올해 3월부터 다양한 고객접점 확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조립PC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CPU 및 주기판 유통의 구심처가 되는 서울 용산전자상가에 초대형 광고물을 설치하는가 하면 전국 주요 전자상가와 대학가에 ‘빠른 속도’를 콘셉트로 거리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또 본사 웹사이트에서 부분적으로 제공하던 한글서비스를 전면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AMD인포 사이트(http://www.amdinfo.co.kr)를 추가로 개설했다. 이밖에도 리셀러 대상의 기술관련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열어 AMD의 기술력 및 세계 동향을 전달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문가 집단의 45% 이상이 AMD의 애슬론4를 선호하는 동시에 업그레이드 희망기종으로 손꼽는 점을 감안해 마니아 중심의 기술홍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트랜스메타
95년 설립된 트랜스메타는 세계 최초로 소프트웨어 기반의 신개념 초절전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한 반도체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동일한 성능의 타사 CPU보다 적은 전력으로 작동되는 크루소 프로세서를 개발, 이 분야 새로운 별로 떠오르고 있다.
트랜스메타의 주공략 분야는 초경량 노트북, 웹패드 등 이동성이 중시되는 인터넷 컴퓨팅 장치시장이다. 크루소는 하드웨어 기능을 단순화하고 많은 기능을 소프트웨어가 처리하도록 설계돼 얇고 가벼운 시스템 구현에 적합, 소니·후지쯔·NEC6·게이트웨이 등 세계적인 노트북업체들이 폭넓게 채택하고 있다.
트랜스메타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하며 선의 대표적인 RISC 프로세서인 스파크 개발을 주도한 데이비드 디첼 부회장과 리눅스 창시자인 리누스 토발즈 등 다수의 전문가를 확보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과 조지 소러스를 주요 주주로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소니·컴팩·게이트웨이 등으로부터 8800만달러를 투자유치해 사업확대 및 시장입지력 강화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
이 회사는 크루소의 가장 뛰어난 기능인 롱런기술을 이용, 전세계 모바일PC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롱런기술에는 프로세서의 요구사항을 소프트웨어가 실시간으로 관찰, 각각의 응용프로그램에 필요한 프로세서 속도를 선택해 전력소모를 최소화하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뉴욕 PC엑스포와 올해 CES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전력이 말해주듯 크루소는 개념이나 기술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시장공략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트랜스메타측의 생각이다.
실제로 게이트웨이/AOL이 터치패드방식의 인터넷기기에 크루소를 채택했고 히타치와 프런트패스가 휴대 웹패드에, 필립스가 10.4인치 TFT LCD 컴퓨터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태블릿PC에 크루소를 채택하고 있다. 노트북 부문에서는 소니·후지쯔·히타치·NEC·카시오 등이 크루소를 선택했다.
국내에서는 크루소 공급사인 인씽크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싸이타스·세우I&T·이젝스 등이 웹패드 개발에 착수, 초기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VIA
VIA는 99년 미국 내셔널세미컨덕터와 IDT로부터 사이릭스와 켄타우루스를 인수, 뒤늦게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CPU 성공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는 칩세트를 직접 생산,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VIA는 사무엘1·사무엘2·에즈라 아키텍처를 이용한 500∼800㎒ 속도의 CPU인 C3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에즈라 아키텍처의 C3는 0.13미크론 공정을 적용한 제품으로 지금은 800㎒ 제품이 출시돼 있지만 추후에는 1.2㎓ 제품을 추가로 출시해 제품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C3의 강점은 방열팬을 별도로 설치하지 않아도 될 만큼 열분산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VIA는 이를 주무기로 삼아 보급형 CPU시장에서 점차적으로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여기에 초저가형인 C3 뒤를 이를 고급형 C4 CPU를 내년 중 출시해 보급형과 고급형 두 부문에서 입지를 넓혀갈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총판을 맡고 있는 네오탑을 통해 중견PC 제조업체를 공략,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미 세이퍼컴퓨터가 C3 700A CPU를 탑재한 완성PC 700대를 생산·판매했고 이달 중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다른 PC업체 디지탈뉴텍은 지난달 C3 700A CPU를 선정,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갔으며 7월 첫달 500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성일컴퓨터·세지전자·디오시스·주연테크·KDS 등이 C3 700A·733A·750A CPU를 테스트중이어서 이르면 내달 초부터 C3 CPU를 장착한 완성PC가 본격 생산될 전망이다.
VIA와 국내 CPU 총판인 네오탑이 예상하는 C3 장착 PC의 하반기 총 판매량은 6000∼7000대 수준이다.
VIA는 완성PC 시장 외에도 국내 조립PC 시장에서 저가형 PC를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 아래 자사 칩세트 홍보와 더불어 칼럼리스트를 포함한 전문가 집단과 주기판 판매업체, 조립PC 판매업체 등을 중심으로 C3의 우수성을 알려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