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제품에서부터 포장용 비닐소재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고분자소재의 원료인 프로필렌과 에틸렌 같은 화학물질들을 여러단계의 증류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손쉽게 분리해낼 수 있는 ‘에너지 절약형 신분리막 소재’가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촉진수송분리막연구단 강용수·김훈식·원종옥 박사팀은 19일 과기부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하나로 ‘촉진수송’ 개념을 고분자 분리막에 도입, 공정단축은 물론 시스템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분리막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에너지 절약형 신분리막 소재는 분리과정에서 프로필렌·에틸렌과 같은 불포화탄화수소의 운반체로 은(銀)이온을 사용, 불포화탄화수소만을 선택적으로 가역반응하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실험결과 프로필렌 농도가 50%인 혼합물을 단 한번의 분리막 통과만으로도 순도 99%의 프로필렌을 얻을 수 있으며 이는 기존의 고분자 분리막 보다 성능이 1000배 이상 크게 향상된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분리막소재를 이용한 공정이 실용화할 경우 영하 25도에서 증류과정을 100여차례 반복해 분리해 오던 기존 저온증류법에 비해 공정이 크게 단축되는 것은 물론 초기 설비투자와 시스템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저온증류법의 대체공정으로 분리막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필요한 물질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소재의 성능에 한계가 있어 지금까지 실용화에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팀은 한국과 미국 등에 총 12건의 특허를 출원중이다.
<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