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산업은 관련 벤처기업과 화학 대기업, 제약업체 등으로 구성돼 이제 초기단계를 막 넘어서고 있다.
국내 바이오시장은 약 1조원 규모로 세계시장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관련 벤처기업 창업이 급속히 증가하고 대기업들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선진국이 연구단계를 거쳐 산업화시점에 도달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 바이오산업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연구개발단계 중 이제 1∼2년을 지낸 유아기단계로 산업육성을 위한 투자와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산업자원부의 바이오 벤처기업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540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벤처 인증을 받은 기업은 380여개로 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66%가 지난 99년 이후 설립된 신생 벤처들이다. 분야별로 보면 신약개발 등 바이오의약이 34%, 바이오식품 15%, 바이오환경 14%, 바이오농업 10%, 바이오소재 12%, 바이오기기 9% 비율로 포진해 있다.
바이오산업에 뛰어든 대기업들은 대부분 화학기업들로 최근 1∼2년새 외국 컨설팅회사로부터 바이오산업 투자와 전망에 대해 컨설팅을 마치고 초기 사업팀을 구성한 상태다.
LGCI·SK(주)·삼성정밀화학 등 대기업들은 생명공학사업에 대한 미래성을 인정하면서 투자를 늘려가고 있으나 아직은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허권이 만료된 외국 제약사의 약을 모방·생산하는 데 급급했던 제약회사들도 의약분업과 국내외 시장경쟁력 상실 등으로 바이오산업 진출을 최후의 카드로 꼽고 있다. 지난 90년대부터 신약개발에 착수한 코오롱과 LG화학·SK제약 등의 경우 2000년대들어 신약개발의 성과를 올리며 바이오기업으로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산업의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60∼70%며 관련 특허도 미국의 0.7%, 일본의 5%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93∼97년 국내 생명공학 특허는 16.2% 증가했으나 신물질이나 신기술 개발이 아닌 이미 효과가 검증된 물질의 개량에 집중되는 등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신물질 탐색과 안전성 평가, 인간게놈기술 등 고난도의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하이테크 바이오기술은 선진국과 적게는 5년에서 많게는 15년 정도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특허의 질적수준을 나타내는 기술정도(TS)에서 국내는 92∼96년간 90건에 불과했다. 미국이 1만2000건, 일본이 1820건의 TS를 갖는 것에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치다.
국가전략사업으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한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국내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산업과 마찬가지로 초기단계다.
지난해 정부의 연구개발투자는 약 2100억원으로 미국의 0.9%, 일본의 3.3.%에 불과했다. 올해는 인간게놈프로젝트 등 이벤트로 인해 과기부·산자부·보건복지부 등이 경쟁적으로 바이오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94년 바이오산업육성계획인 생명공학육성 기본대책을 수립하고 99년에는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을 시작했다. 과기부는 올해를 생명공학의 해로 선포하고 기술개발과 연구에 힘쓰고 있으며 산자부·보건복지부·환경부·농림부 등 7개 부처가 바이오산업 육성에 참여하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