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시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본 최대 휴대폰 업체인 마쓰시타통신공업이 유럽 수요 확대를 겨냥해 설립한 체코 공장의 가동을 6개월 정도 미루기로 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마쓰시타통신은 당초 10월 생산 개시할 예정이었던 체코 신 공장의 본격 가동을 내년 봄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체코 신 공장은 연간 생산능력이 최대 2000만대에 달하는 유럽 대형 생산 거점이다.
이 회사의 체코 공장 가동 연기는 휴대폰 수요 위축에 따른 재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데다 향후 시장 전망도 PC 이상으로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앞으로 휴대폰의 생산 조정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쓰시타통신의 체코 공장 가동 연기는 다른 업체들의 생산 조정과 맞물려 반도체 등 전자부품의 재고 조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은 지난해 말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업체인 노키아는 지난 3월 올해 세계 시장 규모가 당초보다 1억대 적은 4억5000만∼5억대 정도가 될 것으로 하향조정했으나 지금은 세계 시장 규모가 4억대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5억대 규모의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는 세계 휴대폰 업계는 생산 부문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휴대폰 생산이 1억대 줄 경우 관련 반도체 수요는 5000억엔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관련 부품 업계에서는 현재 휴대폰 재고가 5000만대, 부품도 5000만대분의 재고가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