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프로세서 30년>중대형 CPU업체 전략

◆인텔

 인텔은 펜티엄에서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중대형 컴퓨터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텔은 차세대 중대형컴퓨터용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아이테니엄’을 선보인 바 있다.

 인텔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64비트 아이테니엄 아키텍처는 대용량·고성능의 백엔드 서버 시장을 겨냥한 제품군이다.

 현재 64비트 서버 시장의 주류인 RISC 프로세서보다 월등한 성능을 지닌 명시적 병렬 명령문 (EPIC) 구조를 가진 아이테니엄을 고성능 서버 시장의 선두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자리매김되도록 할 계획이다.

 아이테니엄은 경쟁업체 제품과는 달리 표준기반의 개방형 시스템을 지향해 과거 하드웨어·운용체계(OS)·데이터베이스 엔진 및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한 업체의 솔루션에 의존해야 하는 수직적·배타적 솔루션이 아닌 수평적·개방형·표준기반형 솔루션이다.

 따라서 이 아이테니엄을 기반으로 시스템을 제작하는 업체는 제품을 빨리 개발해 출시할 수 있게 되는 한편 고객들은 하드웨어 플랫폼·OS·애플리케이션 등을 필요에 맞게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아이테니엄 프로세서는 현재 성능·확장성·안정성 및 가격에서 세계 최고의 프로세서로 평가되고 있으며 64비트 윈도·리눅스·HPUX·AIX-5L 등 다양한 OS를 지원한다. 올해 안에 25개 이상의 서버 제조업체들이 35종 이상의 아이테니엄 기반 서버 시스템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텔은 또한 올 하반기 아이테니엄 후속모델(코드명 매킨리)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미 인텔은 지난 2월에 열린 상반기 개발자 포럼에서 매킨리 기반 서버에 세 가지 OS를 포팅한 바 있다.

 인텔은 OEM 고객들에게 첫 매킨리 프로세서 샘플을 출하했고 올해 말 첫 파일럿 시스템이 IT 유저 검증용으로 발표되며, 2002년 OEM의 플랫폼 릴리즈, 즉 검증된 OS 및 애플리케이션 솔루션을 탑재한 시스템을 출하할 예정이다. 매킨리 이후 0.13미크론 공정이 적용될 코드명 디어필드와 매디슨 두 프로세서가 아이테니엄 패밀리의 로드맵에 예정되어 있다.

 특히 인텔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20㎚ 크기의 트랜지스터를 최근 개발, 오는 2007년께 10억개 트랜지스터와 2㎓에 가까운 동작속도를 갖고 1V 이하의 전압에서 작동하는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생산할 방침이다.

 인텔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불황기인 올해에도 42억달러를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신기술 개발에 총력을 경주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인텔은 최근 인수한 컴팩의 알파칩에 적용된 각종 첨단 테크놀로지를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에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

 끝으로 인텔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정착돼 가고 있는 e비즈니스에 대응하는 서버·마이크로프로세서 전략을 추구해 나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매크로프로세싱’이라는 이 개념은 마이크로프로세서·마이크로프로세싱 개념을 넘어서는 대용량·고성능 서버 프로세싱이다. 다시말해 매크로프로세싱은 강력한 성능의 인텔 아이테니엄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아이테니엄 기반 서버·OS·애플리케이션 등이 하나로 결합되어 진정한 e비즈니스가 요구하는 일체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인텔은 이 매크로프로세싱을 구현, 세계 IT산업 및 서비스가 다시 부흥하길 기대하고 있다.

 

◆IBM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는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사업부를 두고 있는 IBM은 슈퍼컴퓨터에서 초소형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장비에 사용될 칩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IBM이 개발·생산하는 수많은 반도체 중 IBM의 대표적인 반도체는 슈퍼컴퓨터·유닉스서버 등에 주로 장착되는 ‘파워PC’ 마이크로프로세서라 할 수 있다.

 IBM이 슈퍼컴퓨터와 유닉스서버용 CPU로 장착하는 파워PC는 1㎓의 클록속도를 낼 수 있다. 이는 현재 상용화된 중대형컴퓨터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중 최고 속도를 발휘한다.

 총 2억5000만달러를 투입해 개발한 이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구리칩·SOI 등 혁신적인 기술 및 디자인 공법이 채택됐다. IBM은 이 칩을 올 가을 서버에 장착할 계획이다.

 한국IBM의 한 관계자는 “이 프로세서는 경쟁사 제품보다 한두 세대 앞선 차세대 프로세서”라면서 “IBM의 이러한 기술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유닉스서버 시장의 판도를 크게 뒤흔들 것이며 나아가 IBM이 이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성능에서 경쟁사인 인텔과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따돌렸다고 판단한 IBM은 내친김에 세계 중대형컴퓨터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을 평정해 나가겠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IBM이 차세대형으로 개발하는 이 마이크로프로세서에는 회로선폭을 0.1미크론보다 얇게 만들수 있는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술, 대각 회로배치 기술 등이 적용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IBM은 이 차세대 반도체에 지금까지 반도체의 주 소재로 채택돼온 실리콘 및 갈륨 아세아니아드 소재 대신 실리콘 게르마늄이라는 신물질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같은 첨단소재와 설계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반도체는 소비전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더러 성능 또한 비약적으로 높여 최대 210㎓의 클록속도를 낼 수 있다.

 IBM은 현재 이 차세대 칩의 연구개발을 마무리하고 파일럿 생산에 들어갔으며 오는 2003년에는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스파크 칩과 솔라리스라는 OS의 ‘단일 운용환경과 단일 아키텍처’전략을 고수하는 유일한 유닉스서버업체다. 선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스파크 아키텍처와 솔라리스 운용환경, 시스템 아키텍처가 완벽하게 통합 운용되도록 하는 데 집중해왔다. 그 결과 솔라리스 운용환경, 스파크 아키텍처, 시스템 디자인팀 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컴퓨터업계 최대이자 가장 성공적인 바이너리 호환 시스템 제품군이 탄생했고 성능·신뢰성·확장성·투자보호의 새로운 표준을 수립, 명실상부한 전세계 유닉스 시스템 1위 업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선이 이처럼 부동의 유닉스서버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 배경에는 스파크라는 탁월할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있었다.

 지난 10여년간 선과 그 협력업체들이 사용한 스파크 수는 300만개를 넘어서며 지난해에는 100만개 이상이 보급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울트라스파크III’는 수백개 프로세서가 하나의 논리적인 메모리 도메인을 공유할 수 있어 프로세서가 추가되면 그만큼 전체적인 시스템 메모리 크기와 성능이 선형적으로 증가해 확장성이 탁월하다.

 또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64비트 프로세서 부문에서 울트라스파크III는 클록속도, 확장(스케일링)능력, 멀티프로세서 선형성, 프로세싱 대역폭 등 거의 모든 성능 카테고리에서 업계 최고의 균형잡힌 다차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최정상의 64비트 프로세서다.

 선은 유닉스서버 부문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현재 800㎒급에 달하는 스파크의 클록속도를 내년 초 1.0㎓로 높이고(울트라스파크IV) 오는 2003년 초에는 1.5㎓의 속도를 지닌 ‘울트라스파크V’를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0.07미크론에 이르는 초미세 패턴 설계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같은 초미세 패턴 기술을 적용하면 4억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단 한 개의 칩에 실장할 수 있다는 게 선의 설명이다.

 

◆기타 업체 전략

 중대형컴퓨터업계의 명가 반열에 들어 있는 HP·후지쯔·SGI·유니시스 등도 급변하는 컴퓨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다.

 우선 한때 유닉스서버의 최강자라는 호칭을 들었던 HP는 수년전부터 자사 독자 마이크로프로세서 고수 전략을 포기하고 인텔과 손발을 맞추는 연합전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HP는 인텔의 ‘IA64’마이크로프로세서(일명 아이테니엄)를 자사 유닉스서버에 장착해 나갈 계획이다. 이 IA64칩은 HP가 수십년간 개발해온 ‘PA-RISC’ 기술이 접목(일명 EPIC)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PA-RISC와 완벽한 이진 호환성을 갖추고 있다.

 이와 병행해 HP는 일부 대형 유닉스서버에 PA-RISC를 지속적으로 채택한다는 투웨이 마이크로프로세서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후지쯔는 그동안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파크’칩을 주로 유닉스서버에 채택해 왔으나 최근들어 인텔칩의 성능이 월등히 개선돼 대용량 유닉스서버에도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고 판단, IA64마이크로프로세서 탑재 비중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후지쯔는 인텔의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인 ‘매킨리’의 성능이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선 클론’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래픽 워크스테이션의 대명사로 지칭되는 SGI는 그동안 ‘밉스(모델명 R14000)’칩만을 고집해온 전략을 수정, IA64에도 발을 들여놓고 있다. 다만 SG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OS를 탑재하기보다는 리눅스를 탑재할 계획을 갖고 있어 여타 윈·텔 진영과는 거리가 있다.

 이와 병행해 SGI는 현재의 밉스칩이 6∼9개월 주기로 성능향상이 예정돼 있는데다 오는 2004년 4기가플롭스의 성능치를 제공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선보일 계획이어서 중대형컴퓨터인 ‘오리진 3000’에는 지속적으로 성능이 향상된 밉스칩을 탑재할 계획이다.

 메인프레임의 강자인 유니시스의 경우 독자적인 시스템 아키텍처인 CMP(Cellular Multi Processing)를 근간으로 설계된 ‘클리어패스 HMP’서버에 자사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칩과 인텔의 아이테니엄을 함께 장착하고 있다. 유니시스는 이와 더불어 중형서버에는 아이테니엄을 장착, 윈·텔 진영으로의 합류를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