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백화점 계열의 인터넷 쇼핑몰이 매출 실적을 대외 발표용과 세무용으로 나눠 이중관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롯데닷컴과 e-현대백화점 등 대표적인 일반 백화점 계열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실제 매출액은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실적의 30∼6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닷컴(대표 신동빈 http://www.lotte.com)은 지난해 전체 매출액을 322억원으로 발표했지만 실제 재무제표에 나타난 매출은 상품매출액과 기타 매출액을 합해 104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e-현대백화점(대표 강태인 http://www.e-hyundai.com)도 지난해 매출액을 230억원 선으로 발표했지만 세무상 매출은 3분의 2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현대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 상품의 매출액이라도 백화점으로 이관되는 특이한 ‘관행’ 때문에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고 해명했다. 백화점이 구매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은 백화점 매출로, 처음부터 인터넷 쇼핑몰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상품은 인터넷쇼핑몰 매출이 된다는 것이다.
백화점 본사 매출이 되는 상품들은 대개 가전제품·패션잡화 등 매출 비중과 구매력이 높은 것들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백화점의 소싱 노하우가 집중된 상품들이기도 하다. 반면 인터넷쇼핑몰 매출로 기록되는 상품들은 웨딩·여행 등 서비스 판매에 따른 수수료와 마진을 비롯해 주유상품권과 구두상품권 등이다.
이 같은 매출기록 관행은 인터넷 쇼핑몰이 지난해 백화점 본사로부터 분사하는 과정에서 상품공급업체와의 계약 관계를 명확히 처리하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지만 모기업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용자에게는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백화점의 ‘위탁판매’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e-현대백화점의 경우 인건비 및 카드 수수료 등을 백화점으로부터 지원받는 등 독립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쇼핑몰들은 제한적인 상품 소싱 환경에서 벗어나 여행이나 웨딩·청소용역 등 서비스 상품 발굴에 적극 나서는 추세다.
롯데닷컴 강현구 이사는 “인터넷 쇼핑몰 매출이 아직 일반 백화점에 비해 크게 못미친다”며 “주요 공략 대상과 취급 품목을 백화점과 차별화해 나름대로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것이 인터넷 쇼핑몰의 숙제”라고 말했다.
<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