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서 측정하는 병원 혈압은 불안과 긴장 때문에 약간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는 반면 가정에서 일정한 시간에 편안한 상태에서 몇번이고 자주 재는 가정 혈압은 비교적 안정되고 낮은 혈압을 보인다.
특히 가정 혈압은 주치의가 고혈압 치료를 위해 처방하는 강압제 효과를 판정하는 데 도움이 되며 ‘백의 고혈압(혈압이 병원에서 높다가 가정에서는 정상)’을 가려내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가정혈압을 측정하는 가정용 전자혈압계는 반자동적이며 사용법이 간편하면서도 비교적 정확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가정용 전자혈압계는 상완형, 팔목형, 손가락형 등이 있으나 일반 혈압계와 같이 상완에서 재는 것이 정확하다. 부득이한 경우 팔목이나 손가락에서 재도 되지만 낮게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가정혈압은 하루 여러번 같은 시간에 재는 것이 좋다. 아침 기상 후 1시간내, 낮 활동시, 저녁, 느긋한 시간, 취침전 등 일정시간에 측정한다. 특히 배뇨후 실온 20∼25℃의 조용하고 안정된 장소에서 음주나 흡연을 안하고 식사나 목욕, 운동 등의 활동을 한 후 적어도 30분 이상 경과된 시점에 편안한 자세에서 압박대의 위치를 심장 높이에 두고 측정한다.
좌우 어느쪽도 괜찮으며 가급적 같은 팔에서 재도록 하되 옷소매를 걷어 올려 팔이 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두번 이상 재서 낮은 쪽 또는 평균 혈압치를 선택하고 날짜, 시간, 활동상태 등을 기록해 병원에 가져가면 많은 도움이 된다.
예상보다 혈압치가 높게 나올 때에는 심호흡을 서너번 한 뒤 다시 측정한다. 이때 최소 1∼2분 이상 간격을 두거나 팔을 머리위로 들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하면서 팔의 정맥 울혈을 푼 다음 측정한다.
가정혈압은 120/80㎜Hg 미만이 정상이라고 한다. 혈압은 변동이 심하고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 10∼15㎜Hg쯤 차이가 난다고 기뻐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필요하면 주치의와 상의해야 할 것이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고혈압클리닉 임상교수 유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