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저녁이면 서울 잠실경기장 트랙을 달리는 한 무리를 볼 수 있다.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정도. 목에 두른 수건이 흥건히 젖어 있지만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트랙을 돌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들은 모두 ‘베이스캠프’ 회원들이다. 지난해 5월 벤처기업가들이 만든 마라톤 모임인 베이스캠프는 이제 정회원만 50여명을 넘을 정도로 명실상부한 마라톤 모임으로 성장했다. 고객관계관리(CRM) 전문회사인 씨앤엠테크놀러지 김무엽 사장을 비롯해 인성정보 원종윤 사장, 배움닷컴 임춘수 사장, 유진IT 유문선 사장 등 웬만한 정보기술(IT) 벤처기업 사장들은 모두 모여 있다. 최근에는 문호를 개방해 마라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임원급이나 비IT업체 사장이라도 누구나 상관없다.
그렇다고 베이스캠프 회원들이 처음부터 마라톤광(?)이었던 것은 아니다. 평소 친분 덕택에 술자리에서 자주 만나던 CEO들이 ‘술 대신 운동이나 하자’는 취지에서 만든 만큼 초보수준인 것은 당연하다. 운동장 몇 바퀴만 돌아도 허덕이는가 하면 자세도 영 볼품이 없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가 전문가 수준이다. 황영조 선수가 자문위원으로 처음부터 마라톤 기본기를 연습시켜 준 탓에 얼마 전에는 영종도 마라톤 대회에도 참석했다.
씨앤엠테크놀러지 김무엽 사장은 “운동으로 건강도 다지고 비즈니스도 할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라며 “특히 최근 들어서는 베이스캠프 모임이 비즈니스를 성사시키는 중요한 다리가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IT산업에 불황터널이 계속되고 있지만 마라톤으로 다져진 기초체력은 여느 때보다 중요한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 베이스캠프 멤버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