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황제주 엔씨소프트가 흔들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일 전날보다 2800원 하락한 8만5000원으로 마감하며 이날 8만7200원으로 마감한 모디아소프트에 코스닥시장의 황제주 자리를 넘겨줬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거래일 기준으로 5일 연속 하락, 그동안 지켜왔던 언터처블의 자리를 넘겨주며 체면을 구겼다.
엔씨소프트의 약세는 외국인들이 보유물량을 줄이면서 촉발됐다. 외국인들은 최근 10일 동안 엔씨소프트 주식 17만4000여주를 팔아치워 이 기간에 30.28%였던 보유비중을 26.76%까지 줄였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물량줄이기에 불안감을 느낀 기관마저 매도세에 동참하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악화도 주가하락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 게리엇 형제 영입으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적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선 엔씨소프트가 최근 게리엇 형제 영입에 432억원을 투자, 상반기에 200억원 내외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 모멘텀에 따라 움직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향후 성장성만 믿고 엔씨소프트에 투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게리엇 형제 영입이 곧바로 실적개선으로 이어질지 아직은 미지수라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상반기에 게리엇 형제 영입비용 단기 상각으로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따른 절세효과가 커 기업내용 측면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예상대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6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거둘 경우 최소 150억원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게리엇 형제 영입비용을 단기에 상각함으로써 이 비용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엔씨소프트는 어차피 내야 할 세금으로 게리엇 형제를 영입, 해외시장 개척 등 사업상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이왕상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전저점인 8만3000원에서 하락세를 멈추고 다시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