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에서도 마이크로프로세서는 필수적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없다면 로봇자체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로봇의 두뇌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로봇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산업용 로봇과 생활로봇에 들어가는 두가지 용도로 크게 나눠진다.
80년대까지 생산된 대부분의 로봇은 자일로그사의 Z-80, 인텔의 8051 등 원조격으로 알려진 구형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했으나 이후 산업용 로봇시장의 확대에 따라 모토로라의 68000시리즈, 인텔의 386EX 등이 핵심적인 로봇용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ARM-7계열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서도 생산, 산업용 로봇제조에 응용됨에 따라 로봇분야에서 프로세서기술의 국산화는 부분적으로 진행된 상황이다.
로봇용 모터제어 컨트롤러에는 안전성이 높고 저렴한 DSP만으로 회로를 구성하는 경우도 많은데 TI와 아날로그디바이스사가 로봇용 DSP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로봇용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단순한 작동제어용도가 아니라 시각, 음성인식기능과 무선제어 등 복잡한 기능이 요구되면서 노트북PC급인 800㎒, 기가급의 퍼포먼스가 요구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또 리눅스기반의 가정용 로봇의 등장으로 PC애플리케이션 호환성이 뛰어난 스트롱암계열의 부상이 예상되며 펜티엄급 CPU를 내장한 고사양 로봇도 국내외에서 개발 중이다.
반면 비산업용 로봇에 속하는 마우스로봇이나 교육용 로봇제조에는 마이크로칩사의 8비트 PIC시리즈를 선두로 아트멜사의 AVR칩 등이 간편한 개발환경을 내세워 로봇기술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생활로봇용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대부분 8∼16비트급으로 장난감에서 청소기 로봇까지 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로봇시장의 주력이 산업용보다 독자적인 기동력을 보유한 가정용 로봇으로 발전함에 따라 절전기능, 모터컨트롤과 비전제어기능이 강화된 로봇전용칩의 등장도 예상하고 있다.
현재 공장용 6축 로봇의 경우 각 축의 제어를 위해 여러 개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들어가지만 이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시킨 마이크로프로세서의 등장은 시간문제로 평가된다.
사람과 유사한 로봇은 뛰어난 성능의 기계팔, 다리보다 두뇌격인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술발달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