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정보기술(IT)업체들의 실적발표가 줄을 잇는 가운데 지난주 나스닥시장은 55.42포인트 떨어진 2029.37로 마감, 이번주 2000선 붕괴마저 우려된다.
인텔·마이크로소프트·노텔네트웍스 등 실적을 발표한 업체들의 분기성적표에 대한 실망감이 장세에 반영되며 대부분 첨단기술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실적발표에 기대감을 모았던 미국의 증시가 실적악화에 고전하는 IT업체들을 바라보며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지난 19일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월가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증시의 반응은 냉랭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는 2분기에 66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전문가들이 예상한 실적을 내놓았으나 3분기에 PC시장의 수요둔화에 따른 실적악화가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를 하락세로 이끌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도 2분기에 가격경쟁과 경기둔화로 인해 순이익(8억4000만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고 밝혀 전망을 어둡게 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데이터퀘스트가 지난 20일 “PC판매가 15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도 첨단기술주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지수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지수는 인텔에 대한 실망감으로 지난 한주 동안 19.63포인트(3.3%) 하락한 574.30으로 마감됐고 인터넷과 바이오도 각각 6.8%, 0.6% 하락했다.
미국 증시의 약세는 국내 주식시장의 분위기도 암울하게 바꿔놓았다. 종합주가지수가 540대를 하향 돌파하는가 하면 코스닥지수는 60대 후반까지 밀리게 됐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부진에다 경기회복 여부마저 불투명해지면서 모멘텀을 상실한 결과다.
한편 두루넷·미래산업·하나로통신 등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주식들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전하며 한주를 마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