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강국으로 가는길>(18.끝)국내 게임시장 `조정기`…정부 지원 `절실`

 문화관광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게임강국으로 가는길’ 시리즈는 게임산업이 대 변혁기를 맞고 있다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했다. 플랫폼 차원에서는 게임산업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아케이드, PC, 가정용 비디오 콘솔 게임 등 이제까지 개별적으로 발전해온 시장이 하나로 통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비디오 콘솔 게임의 경우 그동안 TV에 연결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오프라인게임 플랫폼에서 인터넷 정보기기로 기능을 확대해 온라인게임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른바 통합 플랫폼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여기에 무선인터넷기반의 모바일게임과 온라인게임 등 이제까지 게임산업으로 대접받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가 업계의 핵심 이슈로 등장했다.

 전세계 시장의 판도도 크게 바뀌고 있다. 아케이드게임시장의 침체로 일본이 게임강국으로서의 입지가 약화된 반면 아바스(비방디)·인포그램·UBI 등 세계적인 게임 배급사를 거느리게 된 프랑스의 위세가 한결 강화됐다.

 특히 미국의 소프트웨어 공룡인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를 내세워 게임시장에 본격 참여함으로써 일본의 소니를 비롯한 기존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기반 플랫폼이나 업계 판도에서 전세계 게임시장은 대 변혁기를 맞고 있지만 국내 게임산업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다.

 더욱이 지난해말 불어닥친 경기침체로 인해 그동안 수직상승했던 국내 게임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현실을 외면한 게임물 심의를 비롯한 각종 규제는 여전히 업계의 목을 죄고 있으며 정부의 각종 육성책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을 들여다 보면 아시아지역에서는 최고수준이라지만 아직까지 세계시장과는 거리가 멀고 PC게임은 블리자드를 비롯한 외산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아케이드시장은 사상최고의 불황을 떠올릴 정도로 바닥을 치고 있으며 모바일게임은 시장형성의 어려움으로 답보상태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게임강국으로 가는 길은 들여다 보인다. 무엇보다도 1000여개에 이르는 게임개발업체가 가장 큰 힘이다. 세계 최고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갖고 있으며 한국을 e스포츠의 강국으로 만들 만큼 열렬한 소비층도 있다. 비록 세계 넘버1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아시아지역에서 수위를 차지한 성공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잠재력을 꽃 피울 토양과 의지다. 정책당국이 프랑스나 대만의 경우를 벤치마킹해 과감히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온전한 육성책을 펼치며 1000여 개미군단이 미국 블리자드사와 같은 벤처정신을 발휘한다면 게임강국으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고지가 바로 저기다.

 <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