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에 경영혁신(PI)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포스코가 99년부터 추진해온 PI를 완료한 데 대해 동국제강·연합철강 등이 포스코 측에 PI 추진 현황에 대한 설명회를 요구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와 같은 전사적인 프로세스 혁신이 아니더라도 정보기술 통합을 계기로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인천제철이나 전자조달 환경 및 사설 e마켓 구축과 같은 e비즈니스를 이용해 조달·판매 환경 개선을 꾀하고 있는 동부제강처럼 철강업계에 부는 변화 기운은 타업종과 비교해도 남다르다.
철강업계의 이 같은 변화 분위기는 무한경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에서 시작한다. 무엇보다 오는 2004년부터 수입되는 모든 철강품에 대해 무관세다.
철강 시장은 바잉파워가 큰 대기업들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생산되는 ‘주문제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불량제품이나 잉여제품조차 중요하게 유통될 만큼 수요처 폭이 넓다. 결국 원재료로 비중이 절대적인 철강 특성상 공급자 위주로 형성된 시장은 가격경쟁력을 갖춘 해외 제품의 국내 유입이 보다 자유로워지는 것을 계기로 변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e마켓과 같은 온라인 거래 활성화도 제조사에는 부담스런 요인이다. e마켓은 철강 유통단계를 단축시킬 뿐 아니라 종전에 비해 물품 및 가격정보에 대한 접근을 쉽게 했다. 이런 현상은 수입품 공급선 다양화와 맞물려 제조사들의 재고품이나 잉여제품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 철강 e마켓은 아예 수입품 위주의 대형 철강 유통상 설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철강 계열사가 없어 그간 포스코와 같은 철강제조사의 눈치를 보고 있는 종합상사들도 모종의 준비를 하고 있다. 제조사들이 각사별 온라인 판매창구인 사설 e마켓을 만드는 데 적극 나서는 이유도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업무프로세스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 제품경쟁력 강화 그리고 고객 편의 위주의 프로세스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특히 10월부터 업계 처음으로 포스코가 정품을 온라인 판매함에 따라 철강 유통구조는 다시 한번 변화하는 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설 e마켓은 연합철강의 유니온스틸( http://www.unionstel.com)을 비롯해 포스코(스틸앤닷컴 http://www.stel-n.com), 동부제강(동부스틸 http://www.dbsteel.co.kr, http://www.dongbusteel.co.kr) 등이 대표적이다.
<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