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캐릭터들의 축제에 어린이 여러분의 마음을 초대합니다.’
우리를 괴롭히던 장마도 가고 뙤약볕에 그을릴 여름이 다가오는 7월 말, 토종 캐릭터들의 축제가 열린다. 이름하여 ‘코리아 콘텐츠-캐릭터 페스티벌 2001(Korea Contents-Character Festival 2001)’.
종로 밀레니엄 플라자에서 개최되는 KCCF 2001은 오는 28일 막을 올려 다음달 28일까지 한달간 어린이들과 함께 여름을 날 예정이다.
이 축제에는 미안하지만 헬로키티, 포켓몬, 디지몬 등은 초대받지 못했다. 그 대신 귀여운 꼬마곰 ‘꼼지’가 있고 노란 고양이 ‘얌’, 힙합마니아 ‘룰루라라’, 엽기적인(?) ‘우비소년’ 그리고 투모야 섬에 사는 아기공룡들이 있다.
캐릭터 축제에 한 발을 내디디면 우선 ‘꼼지’의 인사를 받는다. 엄지손가락 크기의 곰인 꼼지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에펙스디지탈이 만들고 있는 3D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다. 사는 곳은 아기방. 아직 집밖에 나가본 적이 없는 꼼지는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아기방’을 떠날 생각이 없단다. 단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에 초대를 받은 오늘은 예외란다.
커다란 리본이 잘 어울리는 꼼지는 오는 9월께 5분짜리 스폿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TV로도 데뷔할 예정이다.
노란 고양이 ‘얌’은 이번에 데뷔한 꼼지와 달리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이후 벌써 1년이 지난 베테랑이다. ‘예쁘게 살자’가 좌우명인 얌은 현재 ‘디카프리오’를 닮은 남자친구를 찾고 있다. 약간 공주병(?)이 있긴 하지만 고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얌은 10대 꼬마 숙녀들의 친구다. 참, 얌은 다이어트 중이라서 음식물 선물은 사양한단다.
힙합을 배우고 싶다면 ‘룰루와 라라’가 있다. 새침하면서 코믹한 매력을 발산하는 룰루와 라라는 SBS 인기가요의 ‘댄스댄스 코너’ 강사다. 방송 출연(?)이 없는 날에는 게임을 하거나 만화책을 보는 룰루와 라라는 요즘 디아블로2 연습에 여념이 없다.
레인버스가 제작중인 애니메이션 ‘투모야 섬 이야기’에 등장하는 많은 공룡 캐릭터들도 축제에 참여한다. 날고 싶은 붉은 망토의 ‘보’, 호기심 많은 ‘보롱이’, 발명가 ‘메키’, 꽃을 좋아하는 ‘케리’, 날지 못하는 익룡 ‘버디’, 장난꾸러기 ‘마피’, 해적 선장을 꿈꾸는 ‘도롱이’ 등 많은 공룡 캐릭터들이 아이들과의 첫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우비소년’도 얼굴을 내민다. 항상 사건을 일으켜 주위를 곤란하게 만드는 사고뭉치인 우비소년이 이번 축제에선 어떤 사고를 칠지 자못 궁금하다.
이 뿐만 아니다. 엄마찾아 모험을 떠나는 펭귄 ‘푸치’, 60년대 우리 친구들의 모습을 담은 ‘울래달래’, 꼬마 도깨비 ‘뚝딱뚝딱’, 눈의 요정 ‘눈보리’ 등 국내에서 태어난 100여 캐릭터 친구들이 우루루 몰려 나와 어린이 친구들을 맞이한다.
이런 왁자지껄함 속에서 우리 토종 캐릭터 친구들은 그러나 말 못할 고민이 있다. 일본 캐릭터가 50%, 미국 캐릭터가 35%나 차지하고 있는 국내 캐릭터시장 현실이 그것이다.
그래서 이번 축제를 연 한국캐릭터문화산업협회가 내세운 주제가 ‘It’s your character’다. 그리고 우리 토종캐릭터들은 말한다. ‘we’re your characters.’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