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로는 유일하게 MBC가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방송 필드테스트가 계속 늦춰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지털TV방송 필드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방송 방식에 관한 제정 권한을 갖고 있는 정통부로부터 필드테스트를 허가 받아야 한다. 또 재정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방송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방송위원회와 방송방식을 결정하는 정통부의 입장은 필드테스트를 하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고 있다.
방송위는 MBC의 필드테스트 자금지원 요청에 따라 이미 경비의 50%를 지원해 주기로 했고 정통부도 필드테스트 계획서를 제출하면 이를 검토한 후 허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필드테스트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MBC의 계획서에 대해 정통부가 이의를 제기, 다시 만들어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MBC가 제출한 테스트 계획서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C와 시민단체, 대학교수 등으로 이뤄진 디지털TV 비교시험추진협의회 측은 ‘권위적인 간섭과 편향적인 태도를 중단하고 추진협의회에 적극 동참’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MBC 측은 계획서를 다시 제출할 용의는 있으나 정통부가 이동 중의 필드테스트를 빼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공방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정통부와 MBC가 극적인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디지털 방송을 위한 필드테스트는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