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산업의 허와 실>(4)이것이 문제다

 바이오산업이 21세기 핵심산업으로 부상함에 따라 바이오산업과 직·간접 연관을 맺고 있는 관련 부처들이 기초기술 개발에서부터 산업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육성 및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부처별로 담당부서 차원에서 산발적으로 육성전략이 수립되고 있어 정책의 일관성 부족, 효율성 저하, 중복 연구 및 투자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5월 국가기술자문회의는 대통령 월례보고에서 전문인력 및 인프라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바이오산업 지원책을 내놓다 보니 정부부처간, 기업간 통합전략 및 협력모델이 부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예를 들면 과기부가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과 연계해 ‘국가유전체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에서도 국립보건원 부설 ‘중앙유전체연구센터’를 설립키로 하는 등 중복투자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기존 IT 및 NT산업과 관련된 부처간 영역다툼이 바이오산업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생물산업은 의약, 농업, 식품, 화학, 환경, 에너지 등 많은 산업과 연관되어 있는 기술의 특성상 특정부처가 기술개발에서 산업화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독점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우므로 관련 부처간 역할분담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또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경우 단시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목적기초, 생산기술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다 보니 염기서열 분석 등 기반기술 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실정이다.

 하나의 걸림돌은 인간복제 등 부정적인 면만 부각되다 보니 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그다지 곱지 못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유럽의 경우 과거 우수한 과학기술기반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산업이 미국에 비해 열세에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으로 육성보다는 규제 위주의 정책이 시행되다 보니 유럽의 바이오산업은 뒷걸음치게 됐다.

 우리나라도 유전자 변형 생물체 및 생명윤리 등 사회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의 해결에 적극 대응해 생명공학의 산업화 기반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선진국에 비해 바이오분야 연구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바이오산업 발전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98년을 기준으로 국내 바이오산업 연구인력은 미국 및 일본과 비교해 각각 2.4%와 5.7%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포스트게놈연구의 본격화에 따라 바이오연구는 유전자 및 단백질 기능연구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으나 이 분야의 연구인력은 130명 정도로 미국대비 5%미만, 일본대비 10%정도며 생물정보학분야 인력은 30여명으로 미미한 것이 단적인 예다.

 따라서 신기술분야 연구개발투자 확대에 앞서 연구개발 능력을 수행할 전문 연구인력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