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복사기 시장을 놓고 한국후지제록스와 신도리코간 선두다툼이 뜨겁다.
디지털복사기는 현재 전체 복사기 시장의 5∼7%에 그칠 정도로 그 수요가 미미하지만 오는 2004년까지 아날로그복사기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황금시장이다. 따라서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복사기 시장의 판도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요즘 한국후지제록스(대표 정광은)의 1위 지키기와 신도리코(대표 우석형)의 1위 쟁탈전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다른 업체보다 몇년 앞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내세워 신도리코는 아날로그복사기 시장점유율이 50%로 누구보다 유리한 영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각각 디지털복사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지난 몇년간 한국후지제록스는 디지털복사기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해왔으며 현 시장점유율 역시 70% 정도로 우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지난 연말부터 디지털복사기 영업을 강화하기 시작한 신도리코는 최근 자사가 실시한 상반기 시장조사 자료를 근거로 자사가 “200만원대의 저가형을 포함한 시장에서는 17%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디지털복사기의 주류라 할 수 있는 1000만원대 시장에서는 점유율 41%(판매 대수 기준)를 기록, 기존 1위업체인 후지제록스를 7∼8%차로 추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1000만원대의 디지털복사기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만큼 자사가 명실상부한 디지털복사기 1위 업체라는 것이 신도리코측 주장의 핵심이다.
신도리코는 이같은 추세를 몰아 하반기에는 45%까지 시장점유율을 높임으로써 1위 자리를 고수한다는 목표다.
이에 대해 한국후지제록스는 말도 안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자사가 저가 소형기를 포함한 디지털복사기 시장에서 점유율 70% 이상으로 1위인 것은 물론 저가 소형기를 제외하더라도 50% 이상의 점유율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후지제록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조금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디지털복사기 시장이 확대되고 경쟁이 심화된 것이 원인일 뿐 1위 자리를 뺏겼다는 주장은 말도 안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장점유율은 각사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시장조사에 근거한 것인 만큼 두 회사의 우위를 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디지털복사기 시장을 둘러싼 두 회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