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내수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승용차 1대 값에 버금가는 초고가·대화면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가 불티나게 팔리는 등 벽걸이TV의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PDP TV의 내수기반을 확충하고 수출주력상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내달 1일부터 특별소비세를 현행 15%에서 오는 2005년까지 1.5%로 인하키로 함에 따라 이를 계기로 업체간 가격인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도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최근 PDP TV 가격을 대폭 인하한 데 이어 한국후지쯔·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 등 국내에 진출한 일본 업체들이 속속 가격을 인하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도 특소세 인하시기에 맞춰 가격을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G전자가 지난 14일 파격적인 가격인하를 전격 단행함과 동시에 특별예약판매에 돌입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단숨에 100여대의 예약판매실적을 올리는 등 가격인하 효과를 톡톡히 누림에 따라 오는 8월부터 업체간 가격인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LG전자가 국내 첫 시판에 들어간 60인치 PDP TV의 경우 고급 승용차에 버금가는 가격대(1790만원)임에도 불구하고 예약물량이 벌써 30대를 넘어섰으며 이번에 가격을 28% 인하했지만 여전히 소형 승용차 1대 가격대(690만원)인 40인치 제품도 무려 70여대나 예약 판매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예약판매가 종료되는 이달 말쯤이면 예약물량이 300∼400대에 이를 것으로 LG전자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보급된 PDP TV가 고작 수백대 안팎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물량은 가히 엄청난 수치다. LG전자는 지난 4월에도 45일 동안 예약판매행사를 실시했지만 60여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대우전자도 지난해까지 월평균 10∼20대 팔리던 PDP TV가 최근들어 40∼50대로 판매량이 2배 이상 늘고 있어 다음달부터 특소세 인하로 제품 가격이 20% 정도 낮아지면 수요가 더욱 촉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가격인하 폭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경쟁업체인 LG전자에 대응하기 위해선 대폭적인 가격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수원 가전공장에서 직접 PDP TV를 생산해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에 돌입할 계획이어서 LG전자와 함께 국내 벽걸이TV 붐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가전 3사가 PDP TV 대중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차세대 디지털TV의 핵심인 PDP TV가 자동차에 버금가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면서 오는 2005년 700만대(240억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내수기반 확충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