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 침체가 업계판도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가 최근 발표한 지난 상반기 10대 반도체기업 매출실적에 따르면 절반인 5개사의 순위가 바뀌었다.
ST마이크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매출 감소율(2%)로 지난 상반기 35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1년 전 7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지난해 4위였던 삼성전자는 D램 가격 폭락으로 매출이 17%나 줄어든 32억6000만달러로 6위로 내려앉았으며 6위였던 모토로라는 10대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감소율 30%를 기록하며 8위로 떨어졌다.
1위인 인텔을 비롯해 도시바·NEC 등 상위 3개 업체도 매출이 줄었으나 후발업체의 매출 감소폭이 워낙 커 순위를 지켰다. 감소율이 낮은 업체는 ST마이크로·도시바·NEC·미쓰비시 순이다.
ST마이크로는 주력인 세트톱박스·MP3플레이어·디지털카메라 등 정보가전용 칩 시장의 상대적인 호조로 불황을 덜 탔다. 도시바 등 일본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플래시메모리 등 신규사업을 강화한 덕분에 매출감소를 최소화했다.
감소율이 높은 업체는 모토로라·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인텔·인피니온·삼성전자 등이다.
모토로라와 TI는 통신단말기시장의 위축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으며 인텔과 인피니온, 삼성전자의 매출감소는 PC수요 침체 및 D램 가격폭락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D램 호황으로 10위권에 진입했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10위권에서 다시 떨어져나갔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시장 전반이 침체됐으나 품목별로 편차가 있어 업체의 주력 분야가 무엇이냐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면서 “이 순위도 하반기에 또 다시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