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카탈로그 이젠 필수다>(3)호주 EAN넷 현황

 호주코드관리기관과 식료품산업공급망관리위원회(GISCC)가 공동구축한 EAN넷은 최근 국내에서 개통한 한국유통정보센터의 ‘코리안넷’과 같은 호주지역의 산업공통 상품 전자카탈로그 저장소다.

 지난 97년 호주내 산업 전체의 비용절감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구축된 EAN넷은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에서 동일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하는 등 여러 국가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컨설팅 전문기관인 쿠퍼앤라이브란드에는 EAN넷을 통해 10억 호주달러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전망했다.

 EAN넷에는 1만2000개 회원사가 등록, 41만여건 이상의 상품에 대한 상세정보가 수록돼 있다. 현재 200여개 기업이 사용자로 등록, 온라인을 통해 상품정보 검색을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 4월 고객사별로 차별화된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이내믹한 서비스로 새롭게 버전업된 2차 시스템이 개발된 이후 41개 기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EAN넷에 등록돼 있는 상품 및 로케이션은 무엇보다 국제표준의 상품식별코드인 EAN코드를 채택하고, 상품정보 교환시 사용되는 메시지도 UN/EDIFACT의 세부 실행지침서를 따르고 있어 특정 산업별 카탈로그에서 나타나는 코드 및 교환메시지의 호환성 부족으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EAN넷에 등록되는 상품은 필수항목과 선택항목으로 나뉜 100가지 세부 데이터 필드에 입력하게 돼있다. 특히 정보입력은 상품 제조업체 및 공급업체, 호주코드관리기관의 공동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다. 즉 공공기관인 호주코드관리기관이 입력된 데이터의 무결성 여부를 판단, 이를 충족시키는 상품에 한해서만 EAN넷에 등록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식품·잡화 등 1차 가공업체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으나 제약·철강 등 하드웨어 산업부문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EAN넷 운영을 맡고 있는 GEIS 앙드레 큐송 제너럴 매니저는 “식음료 업종에서 전자카탈로그 구축이 우선 추진된 것은 업종 특성상 유통경로가 많아 상품 마진이 작은 만큼 비용절감의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라며 “특히 매월 700개의 신상품이 등장하고 3000여개의 제품의 가격변동이 이뤄지는 등 월 4만8000여건의 상품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공통카탈로그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호주지역 유통시장의 45% 이상을 선점하고 있는 최대 유통전문업체인 콜스(colse)는 EAN넷의 주고객이다. 대형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콜스는 EAN넷의 상품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에 따라 상품 유통기간을 단축시키고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특히 콜스에 소고기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축산물 육류가공업체 ‘ACC(오스트레일리안 컨트리 초이스)’는 시황에 따라 가격변동이 심한 소고기 제품을 제외한 가공품을 EAN넷에 등록해놓고 있다.

 호주정부는 호주 전역에서 유통되는 소고기에 EAN·UCC의 표준바코드를 부착, 모든 소고기의 출처와 상품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했는데, 이는 1차 가공품이 아닌 소고기 자체도 EAN넷 상품DB에 수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광우병 파동으로 시작된 이 작업은 법적으로 허가받은 축산물 유통업체의 상품흐름과 그에 관련된 정보의 흐름을 연계시켜 소고기의 추적을 가능케 하는 방법으로 유용하게 사용, 식품안정성 측면에서 높은 효과를 보고 있으며, 나아가 육류유통에 선진화를 가져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