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해외 IT업체들의 시스템통합(SI)사업 참여는 사실 일찍부터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서버업체로 인식된 IBM·HP·컴팩 등은 진출 초기부터 컨소시엄형태로 부분적인 SI사업을 추진했으며 컨설팅업체로 눈에 익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액센추어, 아더앤더슨컨설팅은 경영전략 컨설팅에 머무르던 사업영역을 시스템의 구축·운영으로까지 확장했다.
최근 이들 IT업체의 SI사업 진출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는 것은 IT가 경영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면서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컨설팅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의 구조조정으로 대규모 시스템 전환이나 확장이 기대되면서 이들 업체의 SI사업 진출은 본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실제로 IBM은 국민은행·주택은행·교보생명 등 대규모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추진중이다.
금융권 기존의 메인프레임시장에서 아성을 쌓아온 IBM은 메인프레임 업그레이드 수요는 물론 탄력적인 비즈니스모델로 시장을 공략한다.
컴팩은 최근 대한생명의 정보시스템 프로젝트를 직접 수주해 시스템의 컨설팅과 구축·운영까지 도맡았다.
컴팩은 종합 IT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이미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순수 SI사업을 전담할 전문서비스(PS)조직까지 구성해 SI사업 진출을 뚜렷이 했다.
컴팩은 현재 매출비중이 15%선에 머물고 있는 SI사업비중을 오는 2004년까지 두배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HP는 코어뱅킹시스템 등에 대한 투자와 제휴로 솔루션 확보에 전력투구했다.
HP는 금융권 차세대시스템을 겨냥, 개방형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컨설팅 전문업체들의 SI사업 참여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95년 링크웨어라는 IT아웃소싱 전문업체를 설립하면서 국내 IT서비스시장에 본격 진출한 PwC는 벤처캐피털인 메타넷호라이즌(MnH)을 설립, 이를 통해 8개의 IT 아웃소싱 전문업체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국내 대형 카드사 3곳에 수백억원 규모의 CRM·ERP 등의 솔루션과 기간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액센추어는 앤더슨컨설팅에서 올초 사명을 바꾸면서 기존의 컨설팅업무 외에 IT서비스, 아웃소싱, 기업간 제휴 등 사업확대를 공식화했다.
액센추어는 알리안츠제일생명·LG캐피탈 등 CRM을 중심으로 컨설팅과 SI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컨설팅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략에서 시스템 구축까지가 과거의 IT서비스 형태였다면 이제는 전략에서 구축 및 운영까지를 포함한다”며 “지분투자를 통한 네트워크 형성, 파트너십 수립” 등을 SI사업의 노하우로 꼽았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