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트톱박스 업계에 고부가 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 개발이 본격화된다.
최근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이 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의 양방향TV 서비스용 미들웨어 개발을 담당할 기술우선업체로 한국디지털위성방송컨소시엄(KDBC)을 선정함에 따라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고부가 위성수신기 개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동안 KDB는 미국 오픈TV의 자체 솔루션과 국내 컨소시엄들이 주장해온 유럽형 오픈 스탠더드(DVB-MHP) 등 두가지 규격을 놓고 검토를 해왔으며 이로인해 양방향TV용 디지털위성수신기 개발이 지연돼왔다.
이번 최종 선정이 의미를 갖는 것은 그동안 수신자제한시스템(CAS:Conditional Access System)을 비롯해 각종 PPV(Pay Per View) 및 양방향TV 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고부가 세트톱박스 개발력을 갖추고도 해외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실력발휘 기회를 갖지 못했던 국내업체들에 호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기·LG전자·위즈플러스·DAW(구 디지털월드) 등은 KDBC측과 미들웨어 포팅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대디지탈테크·DMT 등도 공동협력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KDB가 세트톱박스 기술지원업체로 선정했던 휴맥스·팬택미디어·택산아이앤씨·글로벌테크·아남전자 등 10개사도 조만간 이 규격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 제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그동안 국내업체 대부분은 해당지역 방송사업자들의 높은 진입장벽 탓에 시장확보에 실패, 무료방송수신기능(FTA:Free To Air)만 갖춘 저가형 제품 수출에만 주력해왔고 양방향TV 기능을 갖춘 고부가 제품을 개발하고 싶어도 뚜렷한 수요처가 없어 개발을 주저해왔다.
특히 DVB-MHP를 기반으로 한 양방향TV용 고부가 수신기 상용화는 전세계적으로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이번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이 기술 도입을 고려중인 해외 유수의 방송사로도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중소업체들에는 기술력을 만천하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번 기회를 통해 내수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위성방송뿐 아니라 향후 디지털 지상파방송용 수신기와 나아가 홈네트워킹 기능까지 갖춘 차세대 세트톱박스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KDB측은 4분기 중에 이들이 개발한 시제품의 기술력을 테스트한다는 방침이어서 늦어도 9월말까지는 제품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