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PC로 떠오르는 개인휴대단말기(PDA)시장을 겨냥한 마이크로프로세서업체들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가 70% 이상 장악해온 PDA용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에 인텔·히타치·TI·삼성전자 등이 잇따라 뛰어든 가운데 최대 PDA업체인 팜사가 최근 공급처를 모토로라에 이어 ARM코어 기반의 업체로 확대키로 결정해 선후발 업체간 경쟁에 불을 댕겼다.
이로써 팜사에 ‘드래곤볼’이라는 프로세서를 독점 공급해 시장을 장악해온 모토로라는 ARM코어를 기반으로 한 칩 공급업체인 인텔·TI·삼성전자와 독자 프로세서를 가진 히타치 등 경쟁사들의 맹추격을 받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팜이 ARM코어 기반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받기로 한 것은 모토로라와의 독점 공급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의미로 앞으로 모토로라의 입지가 상당수 위축되면서 업체들간 가격 및 성능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은 ARM코어 기반의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스트롱암’을 내세워 모토로라를 압박하고 있으며 이같은 여세를 몰아 연말께는 전력소모량을 줄이고 클록속도를 1㎓급 수준으로 높인 ‘X스케일’을 내놓아 시장평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TI는 ARM코어에 디지털신호처리기(DSP)를 통합한 ‘OMAP’시리즈의 시제품과 개발자툴을 이미 PDA업체와 이동전화단말기업체에 공급한 상태며 4분기에 양산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일본 히타치는 자국 PDA업체 수요를 발판으로 독자 프로세서인 ‘SH프로세서’로 입지를 넓히기로 하고 ST마이크로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최근 삼성전자는 ARM코어 기반의 PDA용 시스템온칩(SoC)으로 시장에 신규 진입해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했다.
모토로라의 한 관계자는 “자체 코어 이외에 이미 차기 버전 드래곤볼인 MX1에서는 ARM코어를 활용해 팜OS뿐만 아니라 윈도CE·리눅스·심비언 에폭(EPOC) 등 다양한 운용체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라며 “그동안 쌓아온 임베디드 프로세서 개발 노하우나 팜과의 공조 관계를 감안하면 후발업체에 대한 시장우위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95년부터 약 3000만개의 드래곤볼을 생산했으며 지난해에도 팜·핸드스프링 등 PDA업체에 약 1000만개에 달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공급, 선두자리를 지켜왔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