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엔투비 두고 고민
- 솔루션 업체 표준화만으론 사업성 없다
‘철강 공동 e마켓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최근 ‘1차 B2B 시범사업’을 마친 철강기업들이 2차 시범사업의 범위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철강업종의 1차 시범사업은 14만여건의 MRO 물품DB 구축으로 시범사업 착수 당시에는 e마켓 구축을 염두에 두고 추진됐다. 그러나 1차 사업이 마무리된 현 시점, 철강 공동 e마켓 설립을 두고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문제는 컨소시엄의 핵심 기업인 포스코가 엔투비라는 MRO e마켓 참여에서 비롯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40억원의 지분을 투자, 한국통신·한진 등과 엔투비를 설립했다. 엔투비의 핵심 구매력이 포스코에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철강 공동 e마켓이 출현하고 여기서 시범사업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거래가 이뤄질 경우 포스코는 철강 e마켓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엔투비가 그만큼 타격을 입을 것 역시 자명하다. 포스코가 2차 사업의 범위를 직접품목의 표준화로 끝내야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솔루션 업체들과 기타 철강사들의 입장은 좀 다르다. 특히 솔루션 업체의 경우 표준화만으로는 사업성이 없기 때문에 e마켓을 전제하지 않을 경우 2차 사업을 할 의미가 없다. 어렵게 표준화 작업을 해 다른 e마켓에서 서비스를 하게 한다는 것은 심하게 말해 ‘남 좋은 일만 시킨 꼴’이 될 수도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다른 철강사들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추가 사업 투자비에 대한 부담과 철강업종의 공동 e마켓을 통한 구매효율화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눈치다. 내심 공동 e마켓이 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추가 투자는 곤란하다는 기업이 있어 공동 e마켓 구축에 적극 나서기를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현재 철강컨소시엄은 협회를 중심으로 의견을 조율 중이다. 아무래도 포스코의 결정이 2차 시범사업의 가부와 범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