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종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주가 실적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7일 증권시장에선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 국내 전자업종 대표주들이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며 본격적인 실적장세 분위기를 연출했다. LG전자와 삼성SDI는 이날 실적호전에 힘입어 각각 5.50%, 2.66% 상승한 반면 삼성전기는 실적악화 소식에 1.13% 하락했다.
30일 실적발표를 앞둔 LG전자는 일부 사업부문 매각에 따른 경상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LG전자는 지난달말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5대5의 비율로 현물출자한 LG필립스디스플레이를 출범시키면서 양사의 사업가치에 따라 신설법인으로부터 11억달러를 받았다. LG전자는 이에 따라 2분기에 1조원 이상의 경상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LG텔레콤 선정이 유력시되는 동기식 IMT2000 사업자의 초기 출연금이 2200억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대주주인 LG전자의 재무부담이 지난해말 비동기식(초기 출연금 6500억원)을 추진했던 때보다 격감된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SDI는 지난 26일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2% 감소한 1조9046억원을 기록했으나 경상이익과 세후 순이익이 각각 2%, 3.5% 증가한 3623억원, 2831억원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CRT 등 주력제품의 판매가격 하락추세가 둔화되고 차세대 주력제품인 PDP의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해 실적개선이 예상된다는 회사측의 발표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삼성전기는 실적악화로 주가가 하락하며 이날 전자업종의 강세에 편승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전세계 IT경기 불황의 여파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5% 줄어든 1조5280억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93%, 53% 급감한 95억원과 922억원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특히 삼성전기는 가전제품 등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제조, 삼성전자 등 완제품업체에 공급하는 부품업체로 국내 IT산업의 경기를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줄을 잇게 될 IT업체의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와 삼성SDI는 상반기 경상이익의 호전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IT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 이후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